골프 규칙이 완화되면서 벙커에서 클럽이 모래에 닿아도 무방한 경우가 있지만 여전히 스트로크와 관련이 있을 때는 모래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CJ컵 당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가 벙커 샷을 하고 있는 모습.
'골프규칙을 알면 골프가 쉽다' 책 표지.
프로골프대회 현장에서 프로들의 경기를 직관하는 전문가들이 골프를 치면서 부딪힐 수 있는 온갖 상황에 대한 규칙을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Q&A 형식)으로 그림을 곁들여 골프 규칙 책을 펴냈다. 책 제목은 「골프규칙을 알면 골프가 쉽다」이며, 부제는 - 최신 골프규칙 완전정복 300선 - 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R&A(로열 앤드 에인션트 골프클럽)와 USGA(미국골프협회)의 레프리 스쿨을 모두 이수하고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최고등급을 획득한 두 명의 레프리(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최진하 경기위원장과 조정이 치프 레프리)와 대학에서 골프규칙을 강의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김남진 사무총장이다.
최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경기위원장. /민학수 기자
이 책은 골프 코스의 온갖 구역에서 만날 수 있는 당혹스런 장면들을 상황별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티잉 구역 21개 상황, 벙커 20개 상황, 페널티구역 32개 상황, 퍼팅그린에서는 58개의 상황을 386페이지에 걸쳐 그림으로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다음은 대표 저자인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최진하 경기위원장과 일문일답.
골프에서 규칙은 왜 중요한가?
- 규칙이 존재해야 ‘명랑골프’가 스포츠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재미(Fun)를 추구하는 골프에서 정정당당한 경쟁이 가능한 스포츠로 만들어주는 요소가 규칙이다. 규칙대로 경기하려면 규칙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명랑골프가 스포츠가 갈라지는 지점?
- 일파만파다. 골프는 스코어에 모든 것이 달렸다. 스코어를 기준으로 경쟁한다. 혼자 치는 골프라도 “파”라는 노신사(old man par)와 겨룬다. 주말 골프는 4명이 스코어를 비교하여 게임을 즐긴다. 120명 내외가 참여하는 프로골프대회에서는 동반자뿐만 아니라 다른 그룹에서 경기하는 다른 출전자들과 스코어를 기준으로 우승을 겨룬다. 자신이 친 타수와 기록하는 타수가 다를 수는 없다.
골프규칙이 어렵고 지키는 사람도 적은 이유는?
-첫째 이유는 축구, 배구나 농구처럼 경기장이 규격화되어 있지도 않다. 또한 경기장이 넓은 자연 속에 있다. 산과 들에 걸쳐서 넓다. 축구장보다 최소 100배는 넓다. 두 번째 이유는 골프규칙이 상대적으로 방대한 양이다. 자연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하다보니 규정할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골프규칙을 제대로 알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알려고 하기 전에 미리 포기하게 된다.
규칙은 자주 바뀐다.
- 골프규칙은 4년 주기로 바뀐다. 그러나 분기별로 설명(Clarifications) 형식으로 개정되고 있다. 즉, 골프규칙은 3개월마다 새로운 규칙이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도 옛날 규칙을 수록하고 있지 않도록 1-2년 주기로 보완하여 개정판을 계속 낼 예정이다. 세월이 가도 낡은 책이 아니라 더욱 숙성되는 골프규칙 안내서가 되도록 계속 보완해 나가려 한다.
골프 경기는 계속 바뀐다. 규칙은 어떻게 진화될 것으로 보나?
- 2019년에 골프규칙이 대대적으로 개정되면서 주목할 만한 점(그러나 간과되었다)은 골프가 두 종류로 구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즉, 골프가 일반적인 플레이(general play)와 경기(competition)로 갈라졌다. 골프가 재미를 위한 일반적인 플레이(소위 명랑골프)와 경쟁을 위한 경기로 나누어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분화는 계속 이어지리라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상업화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400야드를 날리는 30명의 거인이 경연을 펼치는 무대가 생기고, 이에 따른 별도의 규칙이 탄생할 수 있다. 또한 클럽과 볼을 포함한 모든 장비도 분화할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이 시대에 따라 변하듯이 골프도 변화를 지속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골프규칙도 뒤따라가며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라 예측된다.
가장 중요한 에티켓은 무엇인가?
- 배려하는 마음가짐이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존중하는 일이다. 동반자를, 코스를 배려하고 보호해줘야 한다. 그 첫 단계가 동반 경기자를 존중하고, 샷을 할 때 조용히 지켜보며, 잘 친 샷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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