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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첫 우승’ 하이원리조트서 22개월 만에 KLPGA 통산 4승 “하이원서 경기 하면 마음 편해”


2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에서 열린 KLPGA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 2021'에서 우승한 임희정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LPGA


2년 가까운 우승 갈증에 원형 탈모까지 생긴 임희정(21)은 대회장 진입로에 들어서면서 스무 개가 넘는 응원 플래카드에 마음이 든든해졌다. 태백과 정선 지역 주민들, 그리고 팬 클럽 회원들이 내건 플래카드에는 ‘우승하고 소고기 먹자’는 재미있는 문구도 있었다. 그의 굳었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고향이 좋긴 정말 좋다.


강원도 태백시가 고향인 임희정이 22일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리조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 여자 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했다. 2019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1년 10개월 만에 통산 4승 고지에 오른 것이다.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은 2019년 프로에 데뷔한 임희정이 첫 우승을 차지한 대회이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 열리지 않아 대회 2연패 영예를 이어가게 됐다.


대회장인 하이원리조트 골프코스는 임희정에게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다. 그가 골프와 처음 인연을 맺고 머리를 올린 곳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지만 볼링 선수 출신인 어머니가 볼링을 가르치는 동안 그는 리조트의 실내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채를 갖고 놀았다. 주니어 시절 골프장 배려로 라운드를 자주 했고 그 덕분에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임희정은 “하이원에서 경기를 하면 뭔가 편하고 좋은 기운을 받아간다”고 했다.


임희정은 이날 전날 악천후로 중단됐던 3라운드 잔여 경기 10개 홀을 포함해 28개 홀을 치렀다. 3라운드 선두였던 이가영(22)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임희정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그룹인 박민지(23)와 오지현(25), 허다빈(23), 김재희(20) 등 4명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상금 1억4400만원을 받은 임희정은 상금 순위 4위(4억7728만원)로 올라섰다. 임희정에게 우승을 안겨준 샷은 13번 홀(파4) 5m짜리 버디 퍼트였다. 그 퍼트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는 “같은 조에서 경기하던 (박)민지 언니의 퍼팅이 살짝 빗나가는 걸 참고했다”며 “시즌 6승을 거둔 민지 언니가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했다.


임희정은 데뷔 첫해인 2019년 3승을 거두며 일약 스타가 됐다. 웃는 얼굴과 눈매가 닮았다며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 ‘사막 여우’까지 화제가 됐다. 팬클럽 이름도 ‘예사(예쁜 사막 여우)’다. 그러나 그동안 우승이 없어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두 달 전 원형 탈모가 생겼다. 귀 옆 머리카락이 동전 크기만큼 없어졌다.


그는 “신인 때는 ‘태백 소녀’가 멋도 모르고 우승했던 것 같다. 지난해에는 10위에만 들면 잘하는 거라며 안이한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며 “내가 무엇 때문에 골프를 하는지 지난겨울에 많이 반성했다”고 말했다. 우승 인터뷰에서 울음을 터뜨렸던 그는 “이제 좋은 일만 생기고 없어진 머리칼도 다시 생기지 않을까요?“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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