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후원
민학수의 올댓골프는 신한금융지주와 함께합니다

영상

Post Page Advertisement [Top]

PGA 투어 다이어리, 멕시코 골프의 희망 아브라암 안세르가 이야기하는 첫 우승의 감격


멕시코 출신의 아브라암 안세르가 2019년 세계연합팀과 미국팀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사흘째 포볼 경기에서 임성재와 짝을 이뤄 좋은 경기를 한 뒤 포옹하는 모습. /PGA투어


멕시코 출신의 아브라암 안세르(30)는 2019년 세계연합팀과 미국팀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임성재와 짝을 이뤄 좋은 경기를 해 한국 팬에게도 낯익은 선수다. 벌크업으로 몸집을 키운 선수들이 득세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170cm, 70kg의 왜소한 체격지만 정확성을 앞세워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9일 우승 상금 182만 달러(약 21억원)가 걸린 특급대회 월드골프 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샘 번스(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3명 연장전을 벌인 끝에 두 번째 연장에서 버디를 잡고 승리했다. 그는 2016년 미국프로골프(PGA) 1부 투어 카드를 얻었지만 성적 부진으로 1년 만에 다시 2부 투어로 내려갔던 쓰라린 경험을 극복하고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선수로 실력을 키웠다. 그는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나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의 레이노사에서 성장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아들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담은 안세르의 이야기다. /편집자 주


지난 8월9일 WGC 페덱스컵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아브라암 안세르. /PGA투어

아마 이번 우승의 여운이 가시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듯 합니다. 18번 그린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벅차 오르는 마음을 최대한 진정하려고 했는데, 어릴 때부터 꿈 꿔왔던 그 순간이 현실에 펼쳐지니, 믿기지 않고 경이롭더라고요. PGA투어 우승으로 제 꿈을 이뤘습니다. 더욱이 WGC-페덱스컵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과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을 했으니, 훨씬 더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숨막히게 긴장되는 최종 라운드였습니다. 최종 라운드를 시작하며 정말 낮은 점수를 내야지만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후반 9홀에서는 죽기 살기로 플레이 했습니다. 조금의 운이 따랐을 지도 몰라요. 이전에 우승 가능성이 보였던 대회들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어요. 이번에는 정말 제가 우승을 손에 거머쥘 수 있도록 다 술술 풀렸고, 모든 것에 감사했어요. 연장전의 두 번째 샷과 18번 그린에서의 퍼트는 제가 머리 속에서 그린 그대로 쳤고, 정말 완벽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줬죠.


올 시즌을 비롯해 지난 시즌에서 몇 번의 우승 찬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스스로 “어떡해. 도대체 언제 우승 할 수 있는 걸까?” 라며 자책하지 않으려고,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렸어요. 우승을 하기 위해서 변화를 준 것도 하나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게임을 더 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지만 생각했어요. 물론, 대회를 하다 보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리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힘든 것도 사실이고, 마음이 힘드니 좋지 않은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투어 1년차 때, 정말 골프를 못 치던 시절,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그리고 그 때 삶이나 골프에 대해 그런 지혜들을 얻게 되어서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브라암 안세르가 WGC 페덱스컵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샘 번스(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3명 연장전을 벌인 끝에 두 번째 연장에서 버디를 잡고 승리하는 모습. /PGA투어

어린 시절, 항상 프로 골퍼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 꿈은 너무 멀게도 보였지만, 인생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정말 열심히 공을 쳤어요. 마음 속 한 켠에서 ‘나는 할 수 있어’라는 강한 믿음이 있었죠. 자라면서 그리고 골프를 치면서 정말 ‘아 너무 힘들다. 정말 어렵다. 내가 정말 PGA투어에서 뛸 실력이 되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그리고 지금 내 위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은 것들이 딱딱 들어맞았어요. 고등학교에서 오데사 대학으로 진학했고, 그 곳에서 실력이 많이 향상될 수 있었어요. 그 이후 오클라호마 대학으로 편입을 하면서 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죠. 정말 필요할 시간에 필요한 실력이 잘 나왔던 것 같아요. 프로 골퍼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꿈꾸는 일이에요. 정말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투어까지 진출하지 못하는 프로들도 굉장히 많죠. 반대로 사람들은 그다지 실력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PGA투어까지 진출해서 정말 성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가 자라면서 정말 헌신적으로 저를 도와주셨어요. 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항상 방법을 찾아내고 마셨죠. 아버지한테 제 성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내든 항상 빠듯한 생활비로 저를 대회에 데리고 다니셨어요.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저를 도와주신 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항상 제게 더 좋은 기회를 주고 골프를 더 치게 할 수 있기 위해 애쓰셨어요.


멕시코의 레이노사 출신으로 PGA투어까지 오기까지는 쉽지 않았어요. 기회가 정말 희박하죠. 하지만 저를 위해 최선을 바해 헌신하신 아버지를 위해서 노력했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정말 이 순간에 함께 하시길 바랬죠. 물론 아버지가 1-4라운드 내내 저와 함께 해주신 걸 알고 있지만, 조금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정말 이곳에서, 현장에서 저를 지켜봐 주셨으면 했어요.


연장전이 시작된 후, 정말 아버지가 저와 함께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대회 내내, 왜인지 모르겠지만 차분한 마음이었습니다. 연장전 보다는 시상식 때 더 떨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우승을 할 수 있겠고, 준비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저와 함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아버지는 제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우실 거예요. 그리고 아마 하늘에서 큰 축하 파티를 여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첫 우승을 해서 정말 기뻐요. 멕시코에서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리고 이번 제 우승을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골프를 시작하고, 골퍼를 꿈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멕시코에서 골프에 대한 관심이나 인기가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해요.


멕시코에서 골프의 인기가 조금씩 많아지고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또 다른 멕시코 출신의 카를로스 오티즈 또한 정말 대단한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기대되는 점은, 우리는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PGA투어에서 뛰기 위해서 정말 많은 선수들이 진심으로 노력하고 원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둘을 비롯해 앞으로는 멕시코 출신의 선수들이 4명 그리고 5명이 될 거고 언젠가 더 많은 선수들이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

Bottom Ad [Post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