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내주고 엿새만에 LPGA VOA 클래식 우승
지고는 못 사는 고진영이 세계 2위로 밀려나자 곧바로 우승했다.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에서 고진영(26)이 18홀 그린에서 파 퍼트를 마친 뒤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몇 개월 동안은 ‘골프 사춘기’ 같았다. 버디를 하면 흐름을 타고 가는 게 장점이었는데, 버디만 하면 그다음에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스윙이나 공 맞는 것, 퍼팅은 잘 됐는데, 뭔가 될 듯하면서 안 되니까 마음이 힘들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지고는 못 사는 승부사 고진영(26)이 세계 2위로 내려가자마자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고진영은 5일 미국 텍사스주 더 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지난달 29일 약 2년 가까이 지켜온 세계 랭킹 1위를 메이저 대회인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자인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내줬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고진영의 세계 랭킹은 2위로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코르다가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3승을 올려 세계 랭킹 포인트를 많이 따냈기 때문이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경기 내내 접전을 펼친 2위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였다.
고진영은 올해 11번째 열린 대회에서 우승하며 지난해 12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7개월 만에 통산 8승째를 올렸다. 고진영은 2017년부터 5시즌 연속 승수를 쌓아올렸다. 고진영은 54홀까지 선두를 차지했던 7차례 대회에서 5차례나 우승할 정도로 뛰어난 끝내기 능력을 지녔다. 고진영은 전날 악천후 때문에 차례로 밀린 32홀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났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 날이었다”고 했다. 이날 두세 차례 버디 기회를 놓쳐 후반 내내 1~2타 차의 접전이 이어졌으나 실수를 하지 않고 카스트렌의 추격을 막아냈다.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경기(8월 4~7일)를 한 달 앞두고 정상에 오르며 메달 가능성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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