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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GA투어 피닉스오픈, 최고령 우승 도전 스트리커와 4년째 침묵 스피스 공동 4위


피닉스 오픈에서 선두와 1타차로 2위를 한 이경훈이 마지막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있다./AFP 연합뉴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에서 첫 승리에 도전하던 이경훈(30)이 아쉽게 1타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던 전 세계 1위 브룩스 켑카(31, 미국)가 이글 두방을 터뜨리면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경훈은 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7261야드)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7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하며 잰더 쇼플리(미국)와 나란히 공동 2위에 올랐다. 준우승은 이경훈의 PGA투어 역대 최고성적이다. 이날 이글 두방과 함께 6언더파를 몰아친 켑카(19언더파 265타)에는 1타가 부족했다. 53세로 최고령 우승에 도전했던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와 2017년 디오픈 이후 3년6개월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조던 스피스(미국)가 나란히 공동 4위(17언더파)를 차지했다.

피닉스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브룩스 켑카./AFP연합뉴스

사흘 연속 5언더파를 치며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출발했던 이경훈은 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11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보기를 했다. 이경훈은 13번(파5)과 15번(파5), 17번(파4)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으며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했으나 18번홀(파4)에서 143야드를 남겨 놓고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예상보다 길었고, 10m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경훈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이고, 2015년과 2016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한국오픈을 2연패 했다. 일본에서도 2승을 거두었다. PGA 2부 투어를 거쳐 1부 투어에서 3번째 시즌을 맞았다. 2019년 취리히 클래식 공동 3위가 PGA 투어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PGA 투어는 “이경훈은 하루 12~15시간 라운드를 하거나 연습을 한다”고 할 정도로 온종일 골프에 몰입한다. 이경훈은 “지난주 컷 탈락하고 나서 연습에 집중해 좋은 리듬을 되찾았다”며 “많이 배웠다. 자신감을 갖고 계속해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필드의 수퍼맨’ 켑카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7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켑카는 2번홀(파4)에서 보기를 했지만 3번홀(파5)에서 323야드 드라이버 샷에 이어 237야드를 남겨 놓고 투온에 성공해 7m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켑카는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터뜨린 데 이어 17번홀(파4)에서 28m 칩 샷 이글에 성공하며 리더보드 제일 높은 곳으로 뛰어올랐다.

켑카는 2019년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1년 6개월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8승째를 기록했다. 켑카는 4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해 ‘메이저 사냥꾼’이라 불리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선수다. 2015년 피닉스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켑카는 2017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과 PGA 챔피언십과 함께 CJ컵까지 3승을 올렸다.

2019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준우승, 디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메이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무릎 부상과 허리 부상이 찾아오면서 2019년 하반기부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켑카는 지난 2013년부터 호흡을 맞췄던 부치 하먼 3세와 지난해 말 결별했다. 지난해 12월 마야코바 클래식 이후 올해 초까지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는 부진에 빠졌었다. 하지만 PGA투어 첫승을 장식했던 인연이 있는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인 장타와 정교한 어프로치 실력을 발휘하며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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