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타이거 우즈가 연습라운드 12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는 모습. |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전 세계 골프 팬들을 열광시켰다. “스포츠 사상 가장 기적 같은 부활”이라는 칭송이 쏟아졌다. 그로부터 1년 7개월이 흘러 사상 첫 11월의 마스터스가 12일 드디어 막을 올린다. .
◇ 타이거, 다시 한 번 포효할까.
우즈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83승) 기록을 세우게 되며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함께 마스터스 최다승(6승) 동률을 이루게 된다. 메이저 우승은 16승으로 니클라우스의 최다승(18승)에 2승 차이로 따라붙게 된다. 마스터스 최초의 ‘두 차례 2년 연속 우승자’도 된다. 올해 84회째를 맞는 마스터스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건 3명뿐이다. 잭 니클라우스(미국·1965~1966년), 닉 팔도(잉글랜드·199~1990년), 그리고 우즈(2001~2002년)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은 여전하고, 최근의 성적도 신통치 않다. 네 차례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쌀쌀한 날이면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고, 지난달 타이틀 방어에 나선 조조 챔피언십에선 공동 72위에 그쳤다. 조조 챔피언십 출전자는 77명이었다.
그러나 오거스타내셔널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즈만큼 오거스타의 구석구석을 아는 선수도 없다. 우즈는 마스터스에 그동안 22번 출전해서 5차례의 우승 외에도 톱5에 7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우승은 우즈가 경험의 이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특히 아멘 코너의 두 번째 홀인 파3 12번 홀이 그랬다. 선두권에 있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토니 피나우(미국)가 핀을 직접 공략하다 공을 물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를 범했다. 앞서 플레이를 하던 브룩스 켑카(미국)도 이 홀에서 공을 물로 보냈다. 이에 비해 우즈는 핀과 전혀 관계없는 그린 중앙을 노려 파를 기록했고, 이게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2008년 마스터스 챔피언인 트레버 이멜만(남아공)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타이거의 12번 홀 플레이는 그가 마스터스의 수많은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였다”며 “타이거는 그린에서 ‘내가 비록 43세지만 여전히 이 부근의 남자는 나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우즈는 11일 가진 인터뷰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물론이다”고 말한 뒤 “공략을 어떻게 해야 하는 코스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몸 상태는 작년보다 더 좋다”고 했다.
/마스터스 브라이슨 디섐보가 연습라운드 17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 |
◇ 윙드풋 넘은 디섐보... 오거스타마저 점령할까
지난해부터 몸집을 불리는 벌크업을 통해 괴력의 장타자로 거듭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의 전략은 단순하다. 일단 멀리 때려 장애물을 넘긴 뒤 쇼트 아이언이나 웨지로 공략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9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윙드풋에서 열린 US오픈에서 한 차원 높은 초장타를 앞세워 우승했다. 디섐보는 이번 마스터스를 위해 두 달 가량 실전에 나서지 않은 채 장타 능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몰두해 왔다. 이를 위해 클럽 길이의 한계치인 48인치 드라이버로 연습해 왔다.
디섐보가 이번 대회에서 48인치 드라이버를 실제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연습 라운드 때 기존에 사용하던 45.5인치 드라이버로 티샷을 날린 디섐보는 “48인치 드라이버를 거의 다 익혔다”면서도 “완벽하지 않다. 실제 사용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디섐보의 400야드에 가까운 장타 능력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디섐보는 오거스타내셔널의 파5 홀에서 모두 2온이 가능한 상태다. 더구나 두 번째 샷을 할 때 사용하는 클럽은 길어야 7번 아이언이다. 파4 홀에서는 그린 근처까지 공을 보낸 뒤 웨지로 가볍게 공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 1위 존슨과 ‘커리어 그랜드슬램’ 노리는 매킬로이
PGA 투어는 우승 후보 1위로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꼽았다. 큰 키와 유연한 몸으로 역시 장타를 날리는 존슨은 코로나에 걸려 잠시 휴식을 취했지만 지난주 복귀한 비빈트 휴스턴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드랜드 슬램 달성 여부도 관심사다. 매킬로이는 US오픈(2011년), 디오픈(2014년), PGA 챔피언십(2012·2014년)을 모두 제패했지만 아직 ‘그린 재킷’을 입지 못했다. 2009년부터 11차례 출전해 2015년 4위가 최고 성적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22), 강성훈(33), 안병훈(29), 김시우(25)가 출전한다. 역대 한국인 최고 성적은 최경주(50)가 2004년 기록한 3위다. 이번 대회 총 출전 선수는 9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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