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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치러진 우즈·매닝 vs 미켈슨·브래디 자선 경기]
우즈 팀, 미켈슨 팀에 1홀차 승리… 2018년 패배 1년 반만에 설욕

우즈 "US오픈 메달로 마크할까" 준우승만 6차례 미켈슨에 농담
브래디는 바지가 찢어지기도

네 명의 수퍼스타가 어두워진 골프장에서 '코로나 극복 기금 2000만달러'라고 적힌 대형 증서를 들고 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대표하는 타이거 우즈(45·82승)와 필 미켈슨(50·44승), 미국프로풋볼(NFL)의 전설인 페이턴 매닝(44·수퍼볼 우승 2회)과 톰 브래디(43·수퍼볼 우승 6회)였다.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라는 이름으로 2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골프 자선 이벤트 대회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하지만 여러 스포츠 스타와 수많은 팬이 소셜미디어에 몰려들어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증)를 씻어냈다.

◇우즈, 미켈슨에 한 방 먹이다

우즈와 미켈슨은 이날 각각 매닝, 브래디와 짝을 이뤄 2대2 경기를 벌였다. 악천후로 한 시간 가까이 경기가 미뤄지고 굵은 빗줄기가 오가는 가운데 우즈·매닝 조가 한 홀 차 승리를 거뒀다. 2018년 11월 '일대일 매치 플레이'를 치러 미켈슨에게 패했던 우즈는 1년 반 만에 패배를 설욕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5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매치: 챔피언스 포 채리티' 자선 이벤트 골프대회 10번 홀에서 티샷 하는 모습.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우즈와 매닝은 각자 공으로 경기해 좋은 성적을 팀 스코어로 채택하는 포볼(fourball)로 치러진 전반 9홀에서 3홀을 따냈고, 미켈슨과 브래디는 각자 티샷한 뒤 좋은 공을 택해 번갈아 치는 변형 포섬(foursome) 방식으로 치른 후반 9홀에서 두 홀을 따내며 추격전을 벌였다. 숨 막히는 승부는 우즈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9m 퍼트를 홀에 바짝 붙여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끝났다.

지난 2월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우즈는 이날 열네 개의 티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미켈슨은 대결에 앞서 우즈의 홈코스나 다름없는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을 빗대 "우즈가 갈 때마다 나쁜 기억이 떠오르도록 만들겠다"고 도발했지만 허사였다. 우즈는 3번 홀(파5) 롱기스트 드라이브 챌린지에서 미켈슨보다 더 멀리 날렸고, 4번 홀(파3) '니어 핀' 대결에선 미켈슨보다 더 가까운 홀 2.5m 옆에 티샷을 붙였다. 의기양양해진 우즈는 이어진 5번 홀에서 미켈슨에 결정적 한 방을 날렸다. 미켈슨이 그린에 있는 자기 공을 마크해 달라고 하자 "US오픈 메달(우승 3회)로 마크해 줄까"라고 물었다. 메이저 대회 중 US오픈에서 준우승만 여섯 차례에 그친 미켈슨의 아픈 곳을 건드린 것이다. 미켈슨의 대답은 "나도 은메달은 여러 개 있거든"이었다.

◇다른 스타들도 가세한 해피엔딩

넷은 캐디 없이 각자 카트를 몰았고, 무선 마이크를 통해 자신들의 얘기를 시청자들에게 가감 없이 전했다. 다른 스포츠스타들도 이들과 함께했다. 해설자로 나선 NBA(미프로농구) 스타 출신 찰스 바클리는 톰 브래디가 초반 헤매자 "4번 홀(파3) 티샷을 그린에 올리면 5만달러를 내겠다"고 했다가 그린 우측으로 빗나가자 "지구 위에 올리면 돈을 낸다고 할 걸 그랬다"고 했다. 브래디가 전반에 파를 잡으면 10만달러를 내겠다던 세계 3위 브룩스 켑카는 7번 홀에서 브래디가 110야드를 남기고 페어웨이에서 친 네 번째 샷이 백스핀이 걸려 홀에 빨려들어가 자동으로 기부 대열에 동참했다.

타이거 우즈를 포함한 미국 수퍼스타 4명이 25일 한자리에 모여 자선 골프 대회를 치렀다. 사진 왼쪽부터 필 미켈슨, 톰 브래디, 페이턴 매닝, 타이거 우즈. 이들은 자선 이벤트 대회를 마친 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극복 기금으로 2000만달러(약 248억7000만원)를 기부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16번 홀(파3)에선 NFL 시애틀 시호크스의 쿼터백 러셀 윌슨이 티샷을 12피트(약 3.6m) 안에 붙이면 매 샷당 10만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고, 우즈를 뺀 나머지 셋이 3.6m 안에 붙여 30만 명분 식사를 제공하게 됐다.

이날 최고의 신 스틸러(인상적인 장면을 남긴 배우)였던 브래디는 켑카의 10만 달러 기부를 이끈 7번 홀에서 공을 꺼내다 바지 엉덩이 부분이 찢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그는 경기 후 트위터에 "바지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원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당초 1000만달러 모금을 목표했던 이날 경기는 온라인 기부금 등이 늘어나며 2000만달러가 걷혔다. 우즈는 "우리가 코로나로 피해받은 사람들을 위해 2000만달러를 모았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이건 우리의 경기장이고, 우리가 할 일이다"라고 했다. 미켈슨은 "브래디와 열심히 싸웠으나 져서 아쉽다. 내가 전반에 긴장했는데 후반에 브래디가 정말 빛났다"고 했다. 미국골프위크는 '네 명의 레전드는 우리가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일깨워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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