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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작년 8월부터 드로잉 배우기 시작, 집중력 높이고 체력 소모 적어…
JLPGA 투어 기약 없이 연기되자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 취약 계층에게 마스크 보내요"

신지애(32)는 요즘 집에서 훈련을 위해 골프장으로 차를 몰고 가다 보면 '그래, 난 혼자가 아니야'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그의 주 무대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개막도 하지 못한 채 기약 없이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마음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골프 대회 때 한마음으로 도와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신지애는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는 여동생과 함께 서울에서 지낸다. 평소 자선 활동을 꾸준히 해 오던 그는 요즘 마스크 기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자살 유가족 가정, 탈북 청소년, 팬 중 연세가 높으신 분들, 장애인 고용 공단, 보육원 등 취약 계층에게 마스크를 보내고 있다.

신지애가 자신의 반려견 ‘라임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그린 드로잉. 제목은 ‘라임아 가자!’다. 라임이는 2년 전부터 같이 사는 유기견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 대사로 활동 중인 신지애는 “그림에 있는 보도블록은 장애인을 생각하자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 “라임이가 더는 상처가 아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애 제공

스스로는 지난해 8월부터 배우기 시작한 드로잉(Drawing)으로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이겨 내고 있다. 얼마 전 그린 드로잉에는 2년 전부터 함께 사는 유기견 라임이를 담았다. 제목은 '라임아 가자!'.

"마음의 상처가 있던 라임이가 더는 상처가 아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함께 살고 있죠. 그림에 있는 보도블록은 잊어선 안 될 장애인을 생각하자는 마음을 담았어요. 모든 이들과 함께 앞으로 걸어 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봤어요."

신지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의 가족이 역경을 딛고 일어설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많은 분께 보답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왜 드로잉을 시작했을까?

"일본 대회 때 비가 자주 와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중력은 높이고 체력 소모는 적은 게 뭐 없을까 생각하다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그림이 떠올랐어요."

워낙 색(色)이 많은 세상이니 단순한 선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드로잉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한다. 아직 배울 게 많지만,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소중한 마음마저 남겨 놓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신지애가 종교 건축물을 그린 드로잉. 그는 작년 8월부터 배운 드로잉으로 ‘코로나 우울증’을 이겨내고 있다. /신지애 제공
자랑도 했다. 신지애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오건호 선생님에게 연락해 드로잉을 배우는데 제가 힘 빼는 걸 정말 잘한다고 칭찬해 주신다"고 했다. 드로잉은 섬세한 선의 터치로 다양한 표현을 한다. 선의 강약과 완급을 힘 조절로 하는 것이다. 골프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든 게 힘을 빼는 것인데, 신지애야 20년 넘게 연마한 '힘 빼기의 달인' 아닌가.

그는 지난달 친구인 이보미의 서울 신혼집 집들이에 가서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그와 박인비, 최나연, 김하늘, 이정은 5, 유소연 등 'V157' 계원들이 모인 자리였다. 이들은 2년 전 당시 자신들이 거둔 승수를 합한 157승을 계모임 이름으로 정하고는 1년에 한 차례 여행도 다니고 평소 같이 골프도 치면서 다정하게 지낸다. 1988년생 친구 6명에 2년 후배인 유소연을 총무로 삼았다.

이보미는 지난 연말 유명 배우 김태희의 동생인 이완과 결혼했다. "보미가 집들이 자리에서 '이제 내가 결혼 선배이니 아직 결혼 안 한 애들은 이제 내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죠." 어려서부터 그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던 친구들과 이렇게 따뜻하게 서로 위하며 지낼 수 있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여전히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다.

그는 지난해 J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부상이 겹쳐 아깝게 놓쳤던 상금왕이 올해 시즌 목표다. 그는 "언제나 목표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과 미국에서 상금왕을 했으니 일본에서도 하자는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순위는 많이 밀리지만 기회가 생긴다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고요"라고 했다.

신지애는 "예전엔 혼자 목표를 이루는 것에 독하게 매달렸다면 이제는 서로 힘을 보태 가며 함께 나가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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