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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운영 및 인력 공급 업체들 올해 매출 ‘제로’... 캐디들도 일시적 실직 상태

대회에 출전해야만 돈을 받는 캐디들은 올해 코로나 사태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일시적 실직 상태가 됐다. 캐디뿐 아니라 대행사, 인력 공급 및 장치 장식물 공급 업체 등도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골프 대회 운영을 대행하는 크라우닝 김정수 대표의 지난해와 올해 봄은 180도 다르다. 지난해 그는 4월과 5월 두 달 동안 4개의 대회를 치렀다. 몸은 힘들었지만 신바람이 났다. 올해도 그의 회사는 같은 기간 5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게 어그러졌다. 몸은 편하지만 골치 아픈 봄이 됐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골프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와 캐디는 물론 대행사와 인력 공급과 장치물 설치업체, 그리고 일반 용품업체 등도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는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4개 대회가 취소 또는 연기됐다. 오는 6월 KPGA 챔피언십이 올해 첫 대회로 예정돼 있지만 이 역시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으로 시즌 개막을 알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회를 한 차례도 열지 못했다. KLPGA 투어는 결국 자체 기금으로 5월 14일부터 나흘간 KLPGA 챔피언십을 치르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올해 들어 대회를 단 한 차례도 진행하지 못한 KLPGA 투어는 자체 기금으로 오는 5월 14일부터 나흘간 KLPGA 챔피언십을 개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돼야 다음 대회들도 개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KLPGA 챔피언십 당시 우승자인 최혜진이 티샷을 날리고 있는 모습./KLPGA박준석

골프계는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에 골프대회 대행사는 대략 15곳 정도다. 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번 돈으로 추운 겨울을 난다. 언 강이 풀리듯 봄이 돼야 막혔던 돈이 흐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다음달로 예정된 KLPGA 챔피언십을 빼면 5월 말까지 대회가 없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골프 대회가 열린 건 남자 골프는 지난해 10월, 여자는 지난해 11월이다. 벌써 6개월 이상 먹거리가 없는 상태다.

김정수 대표는 "언제 대회가 열릴지 모르니 이저리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지금은 소강상태에 있다 갑자기 코로나바이러스가 또 퍼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느냐. 미래 예측을 못하니 대책도 못 세운다. 그게 힘들다"고 했다.

골프 대회 운영 및 경호∙경비 업무를 하는 엠세트의 김성철 대표는 "올해 들어 매출이 제로(0)다. 그래도 사무실 임대료와 직원 월급 등 고정비는 꼬박꼬박 나간다. 답이 안 보인다. 사업 18년 만에 맞는 최대 위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회사는 4월에만 2~3개 대회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모두 날아갔다. 그는 "예전 어른들이 보릿고개 시절 얘기를 했는데 지금이 딱 그렇다"고 했다.

선수 매니지먼트와 대회 운영 등을 하는 YG스포츠의 강영환 대표는 "상반기에 4개 대회를 맡기를 했는데 2개는 이미 취소됐고, 나머지 2개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이 상태가 두세 달만 더 가면 진짜 다 죽는다. 다음달 KLPGA 챔피언십 이후 다음 대회들이 순조롭게 풀려야 업계가 살아갈 길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대회가 있어야만 ‘돈’을 받는 캐디들도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 캐디 A씨는 "캐디들의 단톡방(단체 카톡방)이 있는데 다들 심각한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다. 저는 그나마 연봉제라서 별 타격이 없지만 주급제 캐디들은 죽을 맛이다"고 했다. 국내에 전문 캐디는 80명 안팎인데 A씨의 경우처럼 연봉제로 계약한 캐디는 불과 1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캐디들은 대회에 따라 돈을 받는 주급제 캐디다. 그는 "아는 캐디 중에는 요즘 판넬 만드는 공장에서 일당 받아가며 일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배달업체 쿠팡에서 배달을 하는 ‘쿠팡맨’이나 대리운전을 하는 캐디들도 있지만 이마저도 예전에 비해 돈벌이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한다. 쿠팡맨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렸고, 대리운전은 최근 수요 자체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용품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상범 핑 골프 팀장은 "일년 중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봄 시즌이 다가왔지만 마케팅 활동을 아예 못하고 있다. 매장 분위기도 예년 같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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