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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3방… 튀어나가던 공은 스프링클러 맞고 홀 옆으로…]
유러피언투어 네드뱅크챌린지
선두에 6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 7타 줄여… 연장 첫 홀서 우승

골프에선 '우승자는 하늘이 결정한다'는 말을 흔히 한다. 워낙 넓은 자연 속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경기이다 보니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고 실력 못지않게 행운도 따라줘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유러피언투어 네드뱅크챌린지에서 1년 10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토미 플리트우드. /AP 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 시각) 유러피언투어 롤렉스 시리즈 네드뱅크챌린지(총상금 750만달러)가 막을 내린 남아공 선시티 게리 플레이어 컨트리클럽(파72). 치렁치렁한 금발에 구레나룻 모습이 인상적인 잉글랜드의 토미 플리트우드(28)는 선두에 6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지난해 1월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이후 1년 10개월(665일) 만의 우승 도전이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유럽의 승리를 이끌 만큼 정상급 골퍼로 성장한 그는 토너먼트 대회에선 생각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런 그가 이날 이글 3방에 그린 바깥으로 튀어나갈 공이 스프링클러를 맞고 홀 옆에 붙는 행운이 따르면서 우승컵에 입맞췄다.

플리트우드는 4라운드에서 이글 3개, 버디 4개, 보기 3개로 7타를 줄여 스웨덴의 마커스 킨헐트와 같은 타수(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뒤 연장 첫 홀에서 승리했다.

플리트우드는 9번 홀(파5)에서 그린 옆 칩샷을 첫 이글로 연결한 데 이어 10번 홀(파5)과 14번 홀(파5)에서는 2온1퍼트로 이글을 잡아내며 순식간에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킨헐트와 선두 경쟁을 벌이던 그는 15번 홀(파4)에서 116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아이언 샷이 컸다. 하지만 그린을 맞고 밖으로 튀어나가려던 공이 스프링클러를 맞고 다시 그린으로 들어오는 행운을 맛보면서 버디를 잡아냈다. 플리트우드는 18번 홀(파4)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 승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빗나갔지만, 어프로치 샷을 홀에 붙여 파를 잡으면서 유러피언투어 통산 5승째를 거머쥐었다.

이 대회는 올해 우승 상금을 지난해 125만달러의 배인 250만달러(약 29억원)로 늘렸는데 플리트우드가 첫 수혜자가 됐다. 플리트우드는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연장에서 보기를 해 준우승한 킨헐트는 84만달러(약 9억8000만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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