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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CJ컵 2R서 버디만 9개, 단독선두 도약… 안병훈 공동 2위
연속 버디에도 들뜨지 않고 '몰입'… "바람 덜 불고 볼 컨트롤도 잘돼"

"12번홀까지 무아지경(in the zone)으로 쳤던 것 같다. 홀을 마치고 나니 7타가 줄어 있었다. 그래서 '스코어를 좀 더 줄여볼까'하는 생각으로 나머지 홀을 쳤다."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CJ컵(총상금 975만달러·우승 상금 175만5000달러) 2라운드. '까치발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뽑아내며 9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토머스는 2라운드 중간 합계 13언더파 131타로 공동 2위 안병훈과 대니 리를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18일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 투어 CJ컵 2라운드 4번홀에서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가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JNA골프
그가 이날 기록한 63타는 자신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2017년 대회 1라운드에서 적어냈던 코스 레코드와 타이기록이다. 그리고 2라운드 중간 합계 131타는 이 대회 36홀 최저타 기록이다.

토머스는 스물여섯 나이에 메이저 1승(2017년 PGA챔피언십)을 포함해 미 PGA 투어에서 10승을 올린 정상급 골퍼다. 178㎝·66㎏의 평범한 체격인데 두 발이 지면을 박차고 치솟는 듯한 '까치발 스윙'으로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를 휘두른다. 여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지녀 PGA 투어에서도 손꼽히는 '몰아치기의 달인'이다.

토머스는 "이날 오전 골프장에 살짝 비가 뿌려 그린이 부드러워지고 바람은 많지 않았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다"고 했다. 그렇다고 누구나 9개의 버디를 뽑아내지는 못한다. 토머스는 1~4번홀 4연속 버디를 뽑아낸 데 이어 8번홀에서도 1타를 줄여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그는 버디가 나와도 들뜨지도 않고 별걱정도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플레이를 이어갔다. 후반 들어 10·12·14번홀의 징검다리 버디에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 탭인 버디까지 성공해 4타를 더 줄였다. 페어웨이 적중률 85.71%(12/14), 그린 적중률 94.44%(17/18), 그린 적중시 퍼트 수 1.588개였다.

그는 몰아치기에 관한 화려한 전력을 갖고 있다. 2017년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는 '꿈의 59타'를 기록하며 50대 타수를 기록한 PGA 투어 일곱 번째이자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지난 8월 BMW챔피언십 우승 때도 3라운드에서 61타를 적어냈다.

이날 63타를 친 토머스는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2년 전보다는 바람이 덜 불고 볼 컨트롤도 잘됐다"며 "이 코스는 볼 스트라이킹이 잘 되면 아이언도 잘 되고 그린에도 공이 잘 올라간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날 토머스처럼 자신을 잊고 경기에 완전히 몰입하는 상태를 '존(zone)에 들어갔다'고 표현한다. 이는 핀란드의 스포츠 심리학자 유리 한닌이 발표했던 '개인별 최적 활동 구간(zone of optimal functioning)'이란 표현과도 밀접하다. 사람마다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긴장 수준이 있다는 연구 내용이다.

토머스는 3대째 이어지는 골프 가문이란 선천적 조건에 후천적 노력까지 덧붙으면서 남다른 몰입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토머스는 티칭 프로인 아버지 마이크의 영향으로 걸음마를 시작한 무렵부터 골프 클럽을 잡았고 할아버지도 클럽 프로 출신이다.

토머스는 일곱 살이던 2000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골퍼의 꿈을 키운 '타이거 키즈'다. 그는 이날 한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한 필 미켈슨과도 가까운 사이다. 토머스는 "우즈와 미켈슨은 도움을 청하면 흔쾌히 연습 라운드와 식사 시간을 내주는 훌륭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며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이들을 따라 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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