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앨런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첫날 9번 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다./KPGA민수용 |
‘로프트는 1도, 길이는 46.5인치. 샤프트 강도는 트리플 X’. ‘괴력의 장타자’ 모리스 앨런(38·미국)이 장타 대회 때 사용하는 드라이버의 스펙이다. 앨런은 2017년 월드롱드라이브(WLD) 대회에서 483야드를 때려 세계 최장타 기록을 세운 선수다. 지난 8월에는 세계 최초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26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 골프장(파72)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DGB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 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투어 프로가 아닌 장타 전문 선수이기에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오버파 92타를 쳤다.
앨런은 전날 열린 ‘볼빅 롱 드라이브 챌린지’에서는 국내 거포들을 가볍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8강전에서 무려 354.4야드를 날렸다. 연습 라운드 중에는 382야드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앨런은 이날 플레이를 하면서 드라이버를 3번밖에 잡지 않았다. 주로 3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래도 285야드 안팎을 날렸다.
키가 177cm로 서양인 치고는 그다지 크지 않은 데도 세계 최장타를 날리는 비결은 뭘까. 앨런의 스윙 동작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어드레스 때 양발의 폭을 어깨보다 넓게 벌려 견고한 스탠스를 취한다. 볼은 왼발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둔다. 클럽이 최대한 올라가는 단계에서 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래야 볼의 탄도가 높고, 백스핀도 적게 걸린다. 클럽 헤드는 볼 30cm 뒤 지점에 놓는다. 앨런은 "나의 스윙에 맞는 최적의 임팩트 구간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스윙은 순식간에 이뤄진다. 먼저 상체와 클럽을 우측으로 크게 한 번 빼는데 힘을 축적하는 예비 동작이다. 그런 뒤 공을 낚아채듯 휘두른다. 발바닥의 움직임을 보면 백스윙 때 왼발 뒤꿈치가 지면에서 완전히 떨어진다. 체중을 우측으로 완전히 옮겼다가 순식간에 타깃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대학 시절 단거리 육상 선수로 활약한 데다 흑인 특유의 유연성이 결합해 좀 더 다이내믹한 스윙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앨런은 "평소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한다"고 했다.
모리스 앨런은 워낙 강한 힘으로 때리기 때문에 마우스 피스를 입에 물고 스윙한다./KPGA민수용 |
전날 열린 장타 대회에서 앨런은 스윙스피드는 시속 138.9마일, 볼 스피드는 206.2마일까지 찍었다. 일반적으로 투어에서 장타 좀 날린다는 선수들의 스윙 스피드가 120마일, 볼 스피드는 180마일 안팎이다.
워낙 강한 힘으로 휘두르기 때문에 그 스피드를 버틸 특별한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앨런은 "어제와 오늘은 로프트 6도에 43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했지만 월드 롱 드라이브 대회 때는 로프트 1도에 46.5인치, 그리고 샤프트 강도는 트리플 X 채를 사용한다"고 했다.
남자 투어 프로들의 드라이버 로프트는 6~9도 정도이고, 샤프트 강도는 장타 선수들이 X 정도다. 앨런은 평소 워낙 강한 힘으로 때리기 때문에 항상 마우스 피스를 입에 물고 휘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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