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페블비치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기량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우즈는 혼자 언더파 스코어(12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했는데 2위(3오버파)와 타수 차이가 무려 15타였다.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 타수차 우승 기록이다. 그때 1라운드에서 우즈는 6언더파 65타를 쳤다.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 18홀 최저 타수 기록이었다.
14일 바로 그 우즈 앞에서 동반 라운딩을 펼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사진)는 6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로즈가 19년 전 우즈처럼 압도적이었을까? 로즈는 잘 친 선수들 중 한 명이었다. 무려 39명이 언더파스코어를 기록한 올해 1라운드 평균 타수는 72.67타였다. 페블비치에서 열린 6차례 US오픈 1라운드에서 가장 낮은 평균 타수이다.
역대 US오픈을 통틀어도 발투스롤에서 열린 1993년 대회(72.28타)에 이어 둘째로 낮은 1라운드 평균 타수였다. 이날 무려 17개의 이글이 쏟아졌는데 이는 US오픈 사상 하루 최다 기록(예전 13개)이었다.
제119회 US오픈 1라운드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1·7075야드). 2000년 대회 때 우즈는 발목이 잠길 정도로 깊은 러프에서 경기했다. 페어웨이가 워낙 단단해 운이 없으면 잘 친 공도 러프 쪽으로 굴러갔다. 그린은 단단하고 빨랐다. 하지만 이날 페블비치는 부드럽고 상냥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스코어를 줄이기 좋은 조건이었다. 페어웨이가 부드러워 티샷의 정확성을 높이기 쉬웠고, 러프에 공이 떨어져도 19년 전처럼 깊지 않아 어렵지 않게 탈출했다. 무엇보다 그린이 부드럽고 빠르지 않았다.
US오픈은 지나치게 가혹한 테스트로 악명 높다. 지난해 시네콕 힐스에서 열린 US오픈에서도 공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그린이 단단하고 빨라 원성을 자아냈다. 결국 브룩스 켑카가 1오버파 성적으로 우승했었다.
이글과 버디 잔치를 벌인 선수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현지에선 "US오픈의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 아마추어인 유명인사들도 참가하는 페블비치 프로암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단독 선두 로즈에 이어 리키 파울러, 잰더 쇼플리, 에런 와이즈(이상 미국),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4명이 나란히 공동 2위(5언더파)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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