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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골프의 천국이다. 그린 피 20~30달러짜리 허름한 동네 골프장도 많고, 많은 돈을 내고도 회원 동반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배타적인 회원제 골프장들도 많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대표적인 개인 회원제 골프장이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페블비치 골프장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퍼블릭 코스이지만, 실제 골프를 치려면 워낙 큰돈이 들어 부담스럽다.

제101회 PGA 챔피언십의 무대가 됐던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 코스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가락에 꼽힐 명문 코스였다. 웅장한 코스 디자인에 타이거 우즈도 쩔쩔맬 정도로 질긴 러프는 메이저 코스에 어울리는 변별력을 보여줬다. 베스페이지 블랙은 2002년과 2009년 US오픈과 올해 PGA챔피언십을 열었고, 2024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 대회가 예정돼 있다.

제101회 PGA 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골프 코스의 안내판. “환영한다”는 문구 밑에 “사람들의 컨트리클럽”이라고 쓰여 있다. /민학수 기자
PGA챔피언십 때 코스를 돌면서 '아주 어려운 코스이니 상급자만 이용하기 바란다'는, 이미 유명세를 탄 경고판보다 더 눈길 가는 안내판이 하나 있었다. 그 안내판엔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사람들의 컨트리클럽(THE PEOPLE'S COUNTRY CLUB)'이라고 적혀 있었다. 뉴욕주가 운영하는 이 공원에는 5개의 골프 코스와 폴로 경기장 등이 있다. 대회 코스였던 블랙 외에 레드·블루·그린·옐로까지 18홀 코스가 5곳 있는데, 말 그대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골프장이다.

그린 피는 블랙 코스가 가장 비싸다. 뉴욕 주민이면 18홀 기준으로 주중 65달러, 주말 75달러다. 뉴욕 주민이 아니면 주중 130달러, 주말 150달러다. 예약을 하지 못해도 일찍 가서 대기하면 선착순으로 칠 수 있다. 블랙은 카트 이용을 할 수 없어 18홀 내내 걸어야만 하는데도 밤부터 차를 몰고 와 기다리는 골프 팬들이 많다. 뉴욕 주민일 경우 다른 코스는 주중 38~43달러, 주말 43~48달러를 받는다. 뉴욕주에 살면 노인과 청소년 할인 혜택도 있다. 골프장 내 음식은 바깥보다 비싼 건 하나도 없다. 현지에서 만난 뉴욕 주민 마크 헌팅턴씨는 "뉴욕 골프 팬들은 '우리에겐 베스페이지가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국내엔 이름만 '퍼블릭'인 곳이 많다. 그린 피가 주말이면 20만원을 훌쩍 넘고, 음식 값도 시중보다 훨씬 비싸다. 대중 스포츠 시설이란 이유로 많은 세제 혜택을 받는 국내 골프장 가운데 한두 곳이라도 진짜 '주민들의 골프장'이라는 자부심을 지닌 곳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 4개:

  1. 정말 남성적이고 멋진 골프장이죠. 90년대 뉴욕에 살때 주말에 월 4-5회 골프치던 곳입니다. 블랙코스 블루티에서 82타 기록한적이 있는데, 평생 가장 자랑스런 스코어 입니다. 16번 홀까지 7오버로 가다가 17, 18번홀에서 연속 더블보기로 11오버를 쳤는데, 그땐 Par 71 코스였지요. 7번홀이 파 5홀이었는데, 지금은 파4홀로 바뀌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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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말로만 퍼블릭이지요. 음식값은 왜 그리 비싼지..막걸리 한병에 만원이 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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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골프치러가서 뭔?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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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반홀돌고 그늘집에서 막걸리 많이들 마십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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