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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가 된 '골프+피트니스' 접목

브룩스 켑카(29·미국)는 지난 20일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최대 350야드, 평균 344.4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폭발시켰다. 경쟁자들보다 30~40야드 이상 멀리 때린 뒤 쇼트 아이언이나 웨지로 홀을 손쉽게 공략할 수 있었다. 그의 그린 적중률은 이번 대회 1위(73.61%)였다. 타이거 우즈(44)는 "다른 선수들이 4~5번을 잡는 곳에서 켑카는 9번 아이언을 잡았다. 경쟁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골프+피트니스, '모던 골프'가 대세

골프는 과거 샷 컨트롤과 정확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미국 현지에선 이런 흐름을 '모던 골프'라 불렀다. 근육이 많으면 골프 스윙에 방해된다던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가 됐다.

이 흐름을 주도한 첫 번째 선수가 바로 '골프 황제' 우즈다. 우즈는 전성기 시절 다른 선수들보다 30~40야드 이상 티샷을 보낸 뒤 디보트(divot·잔디의 팬 자국)가 거의 없는 깨끗한 곳에서 두 번째 샷을 했다. 거의 혼자 투 온에 성공하다시피 했던 파5 홀들은 그가 마음대로 스코어를 줄이는 전용 놀이터나 다름없었다. 이후 그의 플레이를 보며 성장한 '타이거 키즈'들이 '우즈보다 더 멀리'를 외치며 힘을 키웠다. 켑카와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35·미국) 등이 '모던 골프' 시대를 연 대표적인 '근육맨'들이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이들은 체육관에서 전문 트레이너가 짜준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스윙에 가장 적합한 몸을 만든다. 여기에 레이더로 공의 궤적과 스핀 양(量) 등을 파악하는 장치로 뽑아낸 데이터를 접목시킨다. 공의 발사 각도(론치 앵글)와 스핀 양을 조절해 자신의 스윙 스피드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켑카는 "대회가 없을 땐 하루 4~5시간씩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 대회가 있을 때도 하루 90분씩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300야드 앞 벙커를 넘겨라

덤벨 운동하는 매킬로이 - 체육관에서 덤벨 운동을 하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 그는 지난해 PGA 투어 장타 1위에 올랐다. /Golf Monthly
켑카의 운동 스케줄을 살펴보자. 켑카는 먼저 고정식 자전거를 15~20분간 타면서 웜업을 한다. 그런 후 벤치프레스를 한다. 61㎏, 84㎏, 102㎏의 무게를 15회씩 들어 올린 뒤, 무게를 낮춰 84㎏과 61㎏ 운동을 실패할 때까지 계속한다.

팔 근육 운동의 경우, 20㎏ 해머를 이용해 이두근과 측면 근육을 키운다. 12~15회씩 총 3세트를 한다. 모든 운동의 기본인 코어 근육(Core·골반과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 단련에도 정성을 쏟는다. 코어 머신을 이용한 운동과 싯-업(sit up·윗몸 일으키기), 디클라인 싯-업(decline sit-up·경사진 벤치에서 윗몸 일으키기) 순으로 4세트 반복한다. 세트당 코어머신 2~3분, 싯-업과 디클라인 싯-업은 30~50회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체 단련을 위해서는 스쿼트(Squat)와 데드리프트(Deadlift)를 주로 한다. 스쿼트는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를 천천히 되풀이하는 동작이며, 데드리프트는 시선을 앞에 두고 상체를 꼿꼿이 한 상태에서 등을 이용해 지면과 가깝게 앞으로 숙였다 일어서는 운동이다. 매일 3~5㎞를 달리며 심폐 기능도 강화한다.

켑카와 '체육관 단짝'인 존슨은 하체 힘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에 하루는 온종일 바벨 스쿼트를 하면서 보낸다. 처음에는 61㎏으로 시작해 나중에 116~125㎏까지 한다. 데드리프트의 경우에는 61㎏으로 시작해 91㎏에서 끝낸다. 존슨은 상체 단련에 비중을 두고 있는 켑카보다 스쿼트와 데드리프트 바벨 무게가 더 무겁다.

국내 골프 전문 트레이너인 정광천 JKGC 원장은 "켑카나 존슨의 운동 프로그램은 야구, 축구, 미식축구 등의 엘리트 선수들이 하는 수준"이라며 "단순히 근육 사이즈를 키우는 게 아니라 운동 수행 능력 향상과 부상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했다. 그는 "켑카의 몸을 보면 상체가 좀 더 발달돼 있는데 이는 상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그의 스윙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도 했다.

강성훈(32)도 이런 머슬맨 대열에 합류해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경우다. 키 173㎝인데도 워낙 근육질이어서 작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는 힘껏 치면 330야드 정도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강성훈은 "평소엔 주 5일, 대회가 있을 땐 주 2회 체력 훈련을 한다"며 "300야드 앞 벙커를 캐리(carry·공중에 떠서 날아가는 거리)로 넘길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경기력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이제 파워 골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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