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권유로 5세때 골프채 잡아… 유명 교습가들의 레슨 방송 출연
작년 1부 Q시리즈 최연소 통과… '핫식스' 이정은과 신인왕 다툴듯
방송 '월드 그레이트 티처'를 진행하던 아버지 전욱휴씨가 세계 유명 교습가의 설명을 정리한 뒤 "한번 보시죠" 하면 여덟 살 전영인이 겁 없이 클럽을 휘두르며 내용을 그대로 재연했다.
골프 이야기를 할 때는‘애늙은이’같던 전영인은 붕어빵과 어묵을 보자 10대로 돌아갔다. 한국에서 먹는 붕어빵과 프라이드치킨만큼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했다. 지난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13위로 통과한 전영인은 1위로 통과한 이정은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힌다. /권숙연 인턴기자 |
전씨는 미국 유학 도중 골프에 빠져 PGA 클래스A멤버를 취득한 뒤 골프 교습가의 길을 걸었다. 당시 데이비드 레드베터 등 세계 유명 골프 교습가들의 레슨 동영상을 직접 기획 제작해 방송사에 판매하고 있었다. 샷 실수가 나와도 NG 없이 있는 그대로 촬영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주말 서울 강남에서 만난 열아홉 살 전영인은 "실수하면 안 된다고 많이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제가 잘못하면 아빠가 어떻게 가르쳤길래 그럴까 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라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엔 여전히 솜털이 보송보송했다. 한 대회에서 벙커 탈출을 한 번에 못 했더니 '아빠가 저런 것도 잘 안 가르쳐줬나 봐' 하는 소리가 나오더라고 기억했다.
전영인은 만 세 살도 되기 전 TV 쇼에 아버지 얼 우즈를 따라나와 샷을 선보이고 당시 인기 코미디언인 밥 호프를 상대로 퍼팅 대결을 하던 타이거 우즈처럼 수퍼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보여준 성장세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아버지의 권유로 다섯 살 때 골프채를 잡은 전영인은 열 살 때 US키즈 월드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17년에는 우즈와 에리야 쭈타누깐이 우승했던 폴로 주니어 클래식 정상에 올랐다. 그의 스타성과 자질을 높게 본 미 LPGA 투어는 당시 만 18세가 되지 않았던 전영인에게 예외적으로 프로로 전향할 수 있도록 했다. 2부 투어 Q스쿨을 거쳐 지난해 2부 투어에서 뛴 전영인은 지난해 11월 1부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13위로 통과했다. LPGA 역대 Q시리즈 최연소 통과다.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해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아홉 살 때 US키즈챔피언십에서 경기하는 전영인. /전욱휴씨 |
전영인은 7일 오후 전지훈련지인 호주에 도착해 다음 달 초 호주에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캐디는 어린 시절부터 스윙 코치와 캐디를 도맡던 아버지 전씨가 맡는다. 이제 아버지 품에서 떠나고 싶지 않으냐고 묻자 "골프 할 때만 엄하고 다른 때는 친구처럼 정말 재미있게 지낸다"고 했다.
2000년생 전영인은 지난 10년 세계 여자 골프를 들었다 놨다 하던 1988년생 박인비·신지애·최나연처럼 용띠다. 그는 "솔직히 다른 건 골프만큼 잘할 자신이 없다. 마흔 살까지 선수로 뛰면서 안니카 소렌스탐 같은 압도적인 세계 1위가 되고 싶다"고 했다.
호주 어디서 시합하나요. 가능하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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