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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인 토마스 비욘(맨위 가운데) 비롯해 유럽팀 선수들이 라이더컵 우승 후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스카이스포츠
 파3 16번 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는 티샷을 그린에 안전하게 올렸다. 곧이어 3홀 차로 뒤져 있던 필 미켈슨(미국)의 차례. 그는 반드시 버디가 필요했기에 핀을 직접 노렸으나 공은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미켈슨은 패배를 인정하며 몰리나리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 승리로 유럽은 14.5점을 확보하면서 우승을 확정했고, 대회장은 곧바로 유럽의 축제장으로 바뀌었다. 유럽 단장인 토마스 비욘(덴마크)은 몰리나리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기뻐했고, 선수들은 동료뿐 아니라 갤러리와도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남서부 일드프랑스의 르 골프 나시오날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최종일. 12개의 싱글 매치가 열린 이날 유럽은 승점 7.5점을 보태 최종 스코어 17.5대 10.5로 미국을 이겼다.

양 팀 각 12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유럽은 개개인의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미국에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거인’을 쓰러뜨렸다.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한몫했고, 동료 간의 호흡이 중요한 이틀간의 팀 매치에서 4점 차 리드를 잡은 게 우승의 발판이 됐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이번 라이더컵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며 유럽팀의 승리를 이끌었다./스카이스포츠
타이거 우즈(미국)는 전날 "유럽 선수들은 한 명이 무너지면 다른 한 명이 버디를 잡는다. 그러면 이기기 어렵다"고 했었다. 유럽은 이번 대회에서 12명의 선수가 한 명도 빠짐없이 승점을 보태며 고루 활약을 펼쳤다. 이에 비해 미국은 0점을 기록한 선수가 3명이었다. 

유럽은 이번 승리로 1997년부터 홈에서 열린 6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는 ‘안방 불패’ 신화를 이어가게 됐다. 유럽은 역대 전적에서는 14승26패2무로 미국에 여전히 열세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본다면 미국을 압도했다. 지난 25년간 열린 13차례 대회에서 9승4패, 2000년대 들어서 열린 9차례의 경기에서는 7승2패를 기록했다. 

유럽은 이날 초반 미국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첫 주자로 나섰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포함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패하고, 폴 케이스(잉글랜드)가 무승부를 기록하며 미국에 1점 차까지 쫓긴 것이다. 

유럽은 그러나 이후 토비욘 올센(덴마크), 존 람(스페인),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승리하며 기세를 잡았고, 몰리나리가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에도 유럽은 우승과는 별개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헨릭 스텐손(스웨덴), 알렉스 로렌(잉글랜드)이 승리를 보탰다. 

올해 디 오픈 챔피언 몰리나리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우승을 견인했다. 몰리나리는 앞서 참가한 두 차례의 라이더컵에서는 2무4패로 부진했지만 이번에는 5전 전승을 거뒀다. 몰리나리는 "메이저 대회 우승보다 값지다"고 했다. 

가르시아는 이번까지 9차례의 대회에서 승점 25.5점을 기록해 닉 팔도(25점)를 제치고 라이더컵 역대 최다 승점을 기록했다. 가르시아는 "울지 않으려 했는데 눈물이 난다"며 "나를 믿고 뽑아준 토마스 비욘 단장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단장인 비욘은 "일부 사람들은 골프가 따분하다고 말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라이더컵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이번이 최고였다"고 했다. 영국 BBC스포츠는 이날 7만 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미국 팀 단장인 짐 퓨릭은 비욘에게 "당신네 선수들이 잘 했으니 팁이라도 줘야 할 것"이라고 농담했다. 

미국은 1993년 잉글랜드 원정 승리를 마지막으로 25년 동안 원정 6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우즈의 부진이 뼈아팠다. 우즈는 그나마 기대를 했던 싱글 매치에서도 람에게 2홀 차로 져 4전 전패를 기록했다. 우즈는 직전 참가한 2012년 대회에서도 1무3패로 부진했었다. 우즈의 역대 라이더컵 전적은 13승21패3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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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1. 한국언론에 스포츠기자들이 쓴 미국골프기사들을 보면 종종 부정확한 상황설명, 틀린통계수치, 틀린발음, 등오류들이 섞여있어 어쉬움이 있엇는데,
    이번 민학수 기자가쓴 라이더컵 기사는 아주 정확한
    상황설명,통계, 분위기, 발음 모든면에서 흠잡을곳 없는 훌륭한 기사를 우리에게 선물해줫다. 무척신선한 변화여서 읽고난후 흐뭇한 기분으로 이댓글을 남긴다.
    지난 49년간 미국에서 골프애호가로, 플래이어로 지내면서 골프가 이만큼 성장하고 특히 KLPGA 한국여자
    선수들이 주말마다 보여주는 압도적 골프게임은 나에게 큰 자부심과 즐거움 안겨주고있다 Thank you.
    잊을번햇는데, 민학수기자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건투를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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