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3cm에 84kg의 다부진 몸매. 그가 역기를 들어 올릴 때마다 울퉁불퉁한 팔뚝에 힘줄이 불끈 치솟았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헬스클럽.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한 시간 반 굵은 땀을 흘리고 난 뒤에야 골프장으로 향했다. 메이저 4라운드를 앞두고도 평소처럼 몸을 만드는 '의식'을 치른 것이다. 그리고 페어웨이를 향해 대포를 쏘듯 350야드 장타를 뿜어냈다.
브룩스 켑카(28)는 메이저 대회 기간 중에도 하루도 빼먹지 않고 헬스클럽을 다닌다. 이렇게 키운 힘과 정교한 퍼팅 능력으로 켑카는 메이저 대회 코스가 무척 쉬운 곳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브룩스 켑카가 13일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여자 친구인 영화배우 제나 심스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나 심스는 '미스 조지아 틴(teen)'출신으로 영화와 TV 시리즈 등에 출연한 배우이자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켑카는 이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 264타로 2위(14언더파) 타이거 우즈를 2타 차이로 따돌리고 상금 189만달러(약 21억3000만원)를 받았다. 애덤 스콧(호주)이 3위(13언더파)였다.
켑카는 2000년 우즈 이후 18년 만에 한 해에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선수가 됐다. 켑카가 두 대회 우승으로 번 상금만 405만달러(약 45억7000만원)에 이른다.
켑카는 PGA 투어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2015년 피닉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한 뒤 2017년 US 오픈과 올해 US 오픈,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켑카는 "이유는 모르지만 메이저 대회에선 집중이 잘된다"며 "어린 시절부터 우상인 우즈, 스콧과 경쟁하며 승리한 것은 정말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고 했다.
평균 330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버 샷도 다른 대회에서는 난사를 하지만, 메이저에만 들어서면 크루즈미사일로 둔갑해 페어웨이를 명중시킨다.
12.2㎏ 트로피 '번쩍' - 브룩스 켑카가 PGA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골프 트로피(무게 12.2kg, 높이 71.12cm)로 알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
우즈는 "연습 라운드를 같이 했는데 340, 350야드씩 날리더라. 이런 친구가 공까지 똑바로 치고 퍼팅까지 잘하면 이기기 힘들다"고 했다. 20년 전 우즈를 보고 골프 선배들이 하던 이야기와 똑같았다. 골프에 근육질 몸매 만들기 열풍을 일으킨 것도 우즈였다.
켑카는 강한 승부 근성 탓에 대학 시절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을 만큼 분노 조절 장애를 겪었다. 어머니는 유방암에 시달렸다. 켑카는 "인생의 허무함을 일찍 깨닫고 현재를 즐기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어려운 코스에 대해 불평을 할 때면 "골프 코스가 어려울수록 더 재미있다"고 한다. 그가 유달리 메이저에 강한 이유도 장타와 쇼트 게임 능력 외에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경기를 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라는 분석이다.
켑카가 우승하자 영화배우인 여자친구 제나 심스가 달려와 입맞춤했다.
인생의 허무함을 일찍 깨닫고.......메이저우승을 일찍 하고 입산 수도 합니다.....
답글삭제장타가 최고지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