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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타차 우승 브룩스 켑카 “나는 코스가 어려울수록 즐긴다”

브룩스 켑카(미국)의 아이언 샷은 정확하게 홀을 찾아다녔다. 위기도 많았다. 그렇지만 타수를 크게 잃을 상황에서는 퍼팅이 도와줬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큰 훅이 났지만 다행히 갤러리 스탠드 가림막이 공을 막아 주는 행운도 따랐다. 켑카는 어린 시절 분노조절 장애를 겪었던 경험이 있지만 이겨냈다. 그런 아픈 경험이 남다른 마음가짐을 키워냈다. 그는 “코스가 어려울수록 더 좋다. 나는 즐긴다”고 했다.
브룩스 켑카(오른쪽)가 US오픈 최종 4라운드 18번홀 그린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와 함께 손을 맞잡으며 기뻐하고 있다. /USGA
 18일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 골프장(파70)에서 열린 제 118회 US오픈 최종 4라운드. 켑카는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였다. 2언더파를 보탠 켑카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1타로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2오버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켑카의 시즌 첫 우승이자 PGA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216만 달러(약 23억7000만원).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에도 성공했다.
전 세계 골프 대회 중 가장 까다로운 테스트로 인정받는 US오픈에서 지금까지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켑카를 포함해 7명에 불과하다. 켑카 이전 마지막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커티스 스트레인지(1988~1989년)다.

켑카는 어린 시절 야구를 했지만 뜻밖의 사고로 골프에 입문한 선수다. 그의 증조부인 딕 그로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유격수로 활약하면서 월드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했으며 1960년 내셔널리그 MVP로 선정되기도 한 유명 선수였다.

켑카도 증조부의 영향을 받아 유년 시절 리틀 야구단에서 유격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열 살 때 자동차 사고를 당했고, 그때 코뼈가 부러진 켑카는 얼굴 부상과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접하게 됐다.
브룩스 켑카가 우승을 확정하고 여자 친구인 지나 심스와 키스하고 있다. /USGA
 켑카의 골프 인생은 초반에는 순탄치는 않았다. 강한 승부욕 탓에 대학 시절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을 만큼 분노조절 장애까지 겪었다. 여기에 어머니는 유방암에 걸렸다. 시련은 오히려 켑카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인생의 허무함을 깨닫고 현재를 즐기기로 한 것이다. 켑카는 이번 대회 3라운드 후 다른 선수들이 너무 어려운 코스에 대해 불평을 할 때도 “골프 코스가 어려울수록 더 좋다. 나는 즐겼다”고 했다.
브룩스 켑카가시상식에서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USGA
켑카는 미국인이지만 유러피언(EPGA) 투어에서 먼저 활약했다는 특이점도 있다. PGA 투어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하자 EPGA 2부 투어를 전전했고, 2014년 터키항공오픈에서 이안 폴터(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는 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우승한 켑카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인생의 꽃을 피웠다.
켑카는 이번 US오픈 타이틀 방어 외에도 일본에서 열리는 던롭피닉스 오픈에서도 2연패(2016~2017)에 성공하는 등 두둑한 배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날 US오픈 최저타 타이인 63타를 몰아친 플릿우드는 연장전을 기대하며 연습장에서 몸을 풀고 있었지만 켑카가 마지막 홀 위기 상황에서 보기로 막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일 선두로 출발한 더스틴 존슨(미국)은 3오버파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27)은 26오버파 6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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