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4일 열린 파3콘테스트에 캐디를 맡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 출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꿈의 무대’를 밟은 감격으로 상기된 그는 “우선 컷 통과가 목표지만 골프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텍사스 대학 선배 조던 스피스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지난해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꿈의 무대를 밟을 기회를 잡았다.
시카고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골프를 시작한 덕 김은 미국 주니어 무대의 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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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스피스와 9홀 연습라운드를 함께 돌며 챔피언의 조언을 들었다. 스물 두 살 나이에 2015년 마스터스를 우승한 스피스는 “요즘에는 아마와 프로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있게 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바람의 방향을 어떻게 읽고, 그린 위 어느 지점에 공을 떨어뜨려야 좋은지에 대한 스피스의 설명을 들으니 용기가 생기더라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스피스 판박이’로 통한다고 했다. 임팩트 때도 왼 팔꿈치가 쭉 펴지지 않고 구부러져 ‘치킨 윙(닭날개) 스윙’이란 지적을 받는 스피스의 스윙과 닮았다. 장타와 몰아치기 등 폭발력보다는 전략적인 코스 공략으로 실수가 드문 스타일이다. 한국말은 서툴지만 덕 김은 “고모가 서울에 살고 계셔서 여러 차례 방문했다”며 “치킨너깃도 된장에 찍어 먹는 게 맛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가방을 메는 아버지 제프 김(김혁)씨는 “젊은 시절 프로 골퍼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아들이 이루어 주었다”며 “한국 뿌리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아들이 PGA 무대뿐만 아니라 한국팬들 앞에서도 자주 활약하는 좋은 골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 인스트럭터 자격증을 따는 열성으로 아들을 키웠다.
올해 대학 졸업반인 덕김은 US오픈까지 아마추어로 참가한 뒤 프로 전향할 계획이다.
/오거스타=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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