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가 아들 베넷을 안고 아내 메레디스와 함께 시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Raymond Carlin III-Imagn Images 연합뉴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에서 PGA투어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셰플러는 5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2개로 8타를 줄여 최종 합계 31언더파 253타를 기록했다. 2위 에릭 판 루옌(남아공)과는 8타 차이다. 우승 상금은 178만2000달러(약 25억원).
나흘 연속 선두를 달린 셰플러는 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웠다. 2017년 소니 오픈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 2023년 RSM 클래식에서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253타를 기록하며 우승한 바 있다. 지난해 투어 챔피언십 이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한 셰플러는 PGA 투어 통산 14승 고지에 올랐다.
셰플러는 지난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포함해 7승을 거두고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크리스마스 요리를 준비하다 와인 잔에 손바닥을 다쳐 수술을 한 뒤 올 시즌 4개월 넘게 우승을 못하고 있었다.
셰플러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우승을 차지한 것은 각별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뉴저지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가족이 댈러스로 이주해 살고 있다. 셰플러가 6살 때 텍사스 출신의 골프 전설 바이런 넬슨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그는 “골프계에 큰 영향을 주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훌륭한 분의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에서 우승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고교 시절 셰플러가 처음 참가한 프로 대회이기도 하다. 셰플러는 “11년 전 이 대회가 내가 처음 출전한 프로 대회였다. 이번 우승은 나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런 순간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것 같다. 정말 특별하다”고 밝혔다.
3라운드까지 8타 차 선두였던 셰플러는 4~7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신바람을 내기 시작했다. 9번 홀(파5) 이글에 이어 11번 홀(파4) 버디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했다. 17번 홀(파3)에서 어프로치 실수로 보기를 범했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2.4m 버디 퍼팅을 놓치며 최소타 신기록 달성을 이루지 못한 게 아쉬웠다.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302.70야드에 그린적중률 77.78%, 그린 적중 시 퍼팅 수 1.36개였다. 셰플러와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에릭 판 루옌(남아공)도 8언더파를 치며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했지만 셰플러가 워낙 잘 치는 바람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댈러스가 고향인 조던 스피스(미국)는 데일리 베스트인 9언더파를 기록하며 전날 공동 23위에서 4위(19언더파)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시우가 5타를 줄여 공동 15위(15언더파)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임성재는 공동 33위(12언더파), 안병훈은 공동 60위(5언더파)였다.
셰플러가 다시 우승하면서 로리 매킬로이와 라이벌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이날 우승으로 셰플러의 페덱스컵 랭킹은 4위에서 2위로 올랐다. 1위는 올해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과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까지 3승을 거둔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LIV골프로 범위를 넓히면 4일 한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까지 세계 최고의 골퍼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15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에서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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