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골프장, 특히 수도권 골프장은 호황을 누린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골프 인구 70%는 수도권 골프장을 예약한다.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제주와 전라 지역 골프장과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발표한 ‘2024 전국 골프장 이용객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전국 골프장 이용객은 4741만3392명(골프장 524개소)으로 2022년 5058만3383명(514개소), 2023년 4772만2660명(522개소)보다 줄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 백서 2025′를 보면, 국내 골프장 산업 전체 시장 규모(그린피·카트비·식음료·캐디피 포함)는 지난해 9조79억원으로, 2023년보다 0.9% 감소했지만 2019년보다는 51.5% 많았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골프장 건설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개장 골프장 수가 급감했지만 골프 수요는 소폭 감소해, 골프의 초과 수요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매출액(9홀 제외)은 대중형 골프장이 지난해 180억원으로, 2023년보다 4.9% 감소했으나 2019년보다는 33.6% 많았다. 회원제 골프장은 지난해 206억원으로, 2023년보다는 0.4% 감소했지만 2019년보다는 44.6% 많았다.
지난해 대중형(퍼블릭)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36.9%로, 2023년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19.9%로, 2023년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골프장 그린피는 대중형 골프장은 2년 연속 하락했고, 회원제 골프장 비회원 그린피는 계속 올랐다. 올해 5월 기준 대중형 골프장(18홀 이상)의 경우 주중 17만400원, 주말 21만4000원이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평균 그린피는 주중 21만3500원, 주말 26만5100원이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감소한 것은 그린피·카트비가 인상됐지만 이용객 수가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골프장들은 이용객 수가 감소했음에도 비싼 그린피를 받으면서 여전히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두철 골프용품유통연구소 대표는 “골프장을 제외한 골프용품과 골프 웨어 분야 매출은 30~50% 가깝게 줄었다”며 “국내 골프장도 수도권의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그린피를 대폭 할인하는 등 자구책을 펴는 곳이 늘고 있다”고 했다. 한 골프장 대표는 “올해는 유난히 비 오는 주말이 많기도 했지만 수도권 골프장도 매출이 10~20% 줄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MZ세대와 함께 50대 초반 골프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임원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예전보다 5세 정도 낮아지면서 골프 인구의 한 축을 담당하던 50~55세 골프 인구가 떠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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