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재능 나눔 행사때 다시 가봤다. 어떻게 이런 작은 곳에 공이 떨어져 살았을까 믿기지 않더라.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탱크’ 최경주(55)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생일에 SK텔레콤 오픈에서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54세)을 세웠다. 박상현(42)과 연장 접전을 벌인 최경주는 1차 연장에서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질 뻔했으나 공이 개울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섬 잔디 위에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최경주는 이를 파로 막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최경주의 이 ‘아일랜드 샷’은 지난해 KPGA 투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2차 연장에서 박상현의 파퍼트가 빗나갔고 최경주는 1m 거리 파퍼트를 넣어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런 최경주가 15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7326야드)에서 개막하는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 출전해 타이틀 방어에 도전한다. 대회 조직위는 지난해 연장 혈투를 벌인 최경주와 박상현 그리고 지난주 K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배용준을 한 조로 묶었다. 이들은 15일 오후 1시 8분 1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최경주는 2003년, 2005년, 2008년에 이어 지난해 우승하면서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까지 SK텔레콤 오픈 대회에 23차례 출전해 대회 최다 출전, 최다 컷 통과(21차례), 최다 버디 기록(319개)을 보유하고 있다. 최경주는 올해도 여전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에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더 시니어 오픈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어 한국인 최초 시니어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도 지난달 챔피언스투어 제임스 하디 프로풋볼 홀오브페임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상금 순위 10위 이내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경주는 “50세 이상 선수들이 참가하는 챔피언스 투어에도 320~340야드씩 때리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며 “정규 투어에서 60야드 뒤지는 것보다도 챔피언스 투어에서 60야드 뒤처지니까 약오르더라.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 페이드(높이 떠서 오른쪽으로 휘는 샷) 구질로 유명했던 최경주는 3년전부터 ‘똑바로’ 치는 샷을 훈련해 큰 성과를 보고 있다. 바람을 뚫는 ‘총알 샷(bullet shot)’이 가능해지면서 바람이 많았던 지난해 이 대회와 스코틀랜드 카누스티에서 열린 더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했다. 최경주는 “제가 배가 나와 보이지만 사실은 코어 운동으로 속이 단단하다”며 “플랭크 자세를 비롯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상현은 “골프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단순하게 생각하면서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한다”면서 “존경하는 최 프로님과 같은 조에서 열심히 쳐보겠다”고 말했다.
LIV골프 이후 KPGA투어에 처음 출전하는 장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브룸스틱 퍼터(롱 퍼터)를 사용하기 위해 연습했는데 효과가 크다”며 “샷 감각이 돌아오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상문과 강성훈 등 PGA투어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선수들도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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