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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 대장’ 황유민도 제로 토크 퍼터로 변신했다. 4월 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 나선 황유민은 “(김)효주 언니가 LPGA투어에서 제로 토크 퍼터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아침에 바꿔 들고 나왔다”고 했다. /KLPGA


4월 3일부터 나흘간 부산 동래베네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국내 개막전이었던 만큼 동계 훈련을 마치고 참가한 선수들의 최신 클럽 트렌드를 알아볼 좋은 무대였다. 그린 경사가 심하고 스피드가 빨라 퍼팅에 애를 먹는 선수가 많았다. 그만큼 새로 들고 나온 장비에 대한 기대도 컸다. 

대회 첫날 2024년 우승자 황유민이 4언더파 64타를 치고 난 뒤 인터뷰에서 “(김)효주언니가 미국에서 제로 토크(Zero Torque) 퍼터로 우승하는 걸 보고 오늘 아침에 바꿔 들고 나왔다”고 말해 직진성이 좋은 제로 토크 열풍이 국내 선수 사이에 강하게 불고 있음을 알렸다. 

황유민은 “새 퍼터를 전날 받아 오늘 아침까지 고민하다 들고 나갔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며 “경기 전 새 퍼터로 연습한 것은 전날 1시간, 경기 전 연습 10분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그만큼 빨리 써보고 효과를 확인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 황유민은 “짧은 퍼터에서 헤드의 미세한 움직임이 적어 효과를 보았다”며 “워낙 퍼터를 자주 바꾸는 편이어서 언제까지 쓸지 모르지만, 새 퍼터의 기운이 좋아 당분간 쓸 것 같다”고 했다. 

헤드 무게중심 일정한 ‘제로 토크’ 퍼터 열풍

한국갤러웨이골프 스포츠마케팅팀 손형우 책임은 “이번 대회에 캘러웨이 퍼터를 사용한 선수가 55명(45.83%)이었는데 황유민 프로를 비롯해 3명이 제로 토크 퍼터를 사용했고 12명이 추후에 신청했다”고 전했다. 제로 토크 퍼터는 토크(비틀림)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완전히 토크가 없는 것은 아니고 일반 퍼터에 비해 토크를 최소화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제로 토크 퍼터는 샤프트 중심축과 퍼터 헤드 무게중심의 정밀한 밸런싱을 통해 퍼터 페이스가 목표 방향을 정확하게 향하는 ‘스퀘어’ 페이스를 유지하게 된다. 

몇 년 전부터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애덤 스콧(호주)이 랩골프의 제로 토크 퍼터를 사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지난해 루카스 글로버(미국),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등이 사용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올해 김아림이 미국여자프골프(LPGA)투어 개막전에서, 노예림이 두 번째 대회에서 제로 토크 퍼터로 우승하면서 국내에도 불을 붙였다. 

여기에 더해 3월 30일(현지시각) 세계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출전한 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김효주가 제로 토크 퍼터를 들고 나가 22언더파를 몰아치면서 우승한 게 결정타 역할을 했다. 최근 3m 이내 쇼트 퍼트 성공률이 높지 않았던 김효주가 고민 끝에 랩골프 퍼터를 들고 나가 큰 효과를 본 것이다. 

이정은과 김아림, 윤이나의 퍼팅을 지도하는 최종환 코치는 “긴장 때문에 스트로크를 일정하게 하지 못하는 골퍼나 헤드 페이스가 심하게 열리거나 닫히는 초보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헤드 무게가 느껴지지 않고 클럽 헤드가 언제나 목표 지점을 향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처럼 양손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골퍼나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퍼팅하는 골퍼에게는 도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 2 키 177㎝ 훤칠한 외모의 박혜준은 ‘빗자루 퍼터(broomstick putter)’를 사용한다. 그가 사용하는 퍼터는 롱퍼터 중에서도 긴 편인 46.5인치(약 118㎝) 짜리. /KLPGA·올댓골프

‘직진성’ 좋은 빗자루 퍼터 사용 선수도 등장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또 하나의 특이점은 국내 여자 골프 선수 중 유일하게 ‘빗자루 퍼터(broomstick putter)’를 사용하는 선수가 등장한 것이다. 키 177㎝ 훤칠한 외모로 ‘필드 위의 모델’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혜준이 그린 위에서 빗자루 퍼터를 사용하는 모습은 색달랐다. 박혜준은 “실제 대회에서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했다. 동계 훈련 기간 같은 아카데미 선수가 사용하는 모습이 멋져 보여 시도했다고 한다. 유튜브를 보며 사용법을 익혔다. 왼쪽 팔꿈치를 목표 방향으로 하고, 오른손 가락이 그립의 U 자(슈퍼 스트로크의 U 자)에 닿도록 한다. 

그가 사용하는 퍼터는 롱퍼터(long putter) 중에서도 긴 편인 46.5인치(약 118㎝)짜리. 롱퍼터라고도 불리는 이 퍼터는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애덤 스콧(호주) 등 퍼팅 난조로 고생하던 선수를 여럿 구했다. 손과 어깨를 함께 목표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법이 보통인 일반 퍼터에 비해 한 손은 지지대 역할을 하고 한 손은 밀어주는 역할을 하는 롱퍼터는 시계추 원리대로, 퍼팅하기 쉽고 직진성이 좋아 짧은 거리 퍼팅에 고전하는 선수에게 ‘마법의 빗자루’ 역할을 한다. 긴 거리에서 거리감을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롱퍼터가 골프 경기를 지나치게 골프 장비에 의존하게 한다는 반론이 나오면서 현재 골프 규칙은 가슴에 손이나 퍼터 그립을 고정하는 ‘앵커링’ 방식 퍼팅을 2016년부터 금지했다. 사실상 롱퍼터 퇴출을 염두에 두고 규정을 바꾼 것이지만, 롱퍼터는 여전히 건재하다. PGA투어에서 뛰는 안병훈, 김시우를 비롯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도 사용하는 선수가 늘고 있다. 이민지와 노예림 등 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이 사용하면서 국내 선수 10여 명도 빗자루 퍼터를 주문해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핑골프의 이영성 골프사업부문 테크팀 과장은 “지난해 K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이대한 프로가 브룸스틱 퍼터를 사용해 장타자인 장유빈 프로를 이기고 우승하는 모습을 본 뒤 많은 선수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핑 퍼터를 사용하는 많은 KPGA투어 선수가 브룸스틱 퍼터를 테스트해 보겠다고 신청했다고 한다. 

한 타라도 줄일 수 있다면, 뭐든 하는 게 프로 골퍼다. 더구나 퍼팅은 골프 게임을 마무리하는 능력이다. 

퍼팅만 잘해서는 충분하지 않지만, 퍼팅을 못하는 골퍼가 위대한 골퍼가 될 수는 없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선수지만, 특히 최고의 클러치 퍼트(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끝내는 퍼트) 능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도 퍼팅 연습을 하루 2시간으로 늘리고 투볼 퍼터를 사용하면서 LPGA의 지배자가 됐다. 우즈는 15번의 메이저 우승 가운데 14승을 하나의 퍼터로 해냈다. 그립을 바꾸면서도 낡은 헤드를 그대로 쓰고 있다. 황제의 ‘절대 반지’인 셈이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8m 이글 퍼팅을 집어넣으며 극적인 통산 일곱 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예원도 오래전부터 사용해 손맛이 좋은 말렛형 일반 퍼터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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