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애덤 스콧(45·호주)이 그해 이미 PGA투어 일반 대회 5승을 거둔 타이거 우즈에게 농담을 던졌다. ”타이거는 5승보다 마스터스를 우승한 나를 부러워할 것.” 그만큼 메이저 대회 우승은 가치가 남다르고 어렵다는 의미다.
1934년 마스터스가 출범하면서 US오픈, 디오픈챔피언십, PGA챔피언십 등 프로골프 4대 메이저 대회가 자리를 잡았다. 마스터스 출범 이후 현대 골프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골퍼는 1935년 진 사라센이다. 그 후 1953년 벤 호건, 1965년 게리 플레이어, 1966년 잭 니클라우스, 2000년 타이거 우즈, 그리고 2025년 로리 매킬로이 6명만 이 경지에 도달했다.
메이저 대회는 대회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는 유리알 그린을 정복할 예리한 아이언 샷과 퍼팅 능력을 갖춰야 한다. US오픈은 긴 전장,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 빠른 그린 등 고난도 코스 종합 세트다. 영국 링크스 코스에서 열리는 디오픈은 변화무쌍한 바람과 날씨에 순발력 있게 적응해야 한다. PGA챔피언십도 만만치 않은 코스 세팅에 투어 프로 참가자가 많은 편이다.
고른 기량을 갖추고 피나는 경쟁이 벌어지는 중압감을 견뎌야 우승컵을 손에 쥘 수 있다. 골퍼 전성기는 대략 10년 남짓이라 실력이 있어도 시기나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대회를 다 섭렵할 순 없다.
우즈와 함께 PGA투어 최다승 기록(82승)을 지닌 샘 스니드(미국)는 US오픈(4차례 준우승) 정복에 실패했고, 1945년 11개 대회 연속 우승에 한 해 18승이란 대기록을 세운 바이런 넬슨(미국)은 디오픈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60년대 인기 스타 아널드 파머(미국)는 PGA챔피언십에서 세 차례 준우승에 그쳐 꿈을 완성하지 못했다.
현역 중에서 필 미켈슨(미국)은 준우승만 6번 한 US오픈이란 ‘아픈 손가락’이 있고, 조던 스피스는 PGA챔피언십 우승만 남겨 놓고 있다. 1970년생 미켈슨은 이제 세월이 지나가고 있고, 1993년생 스피스는 천재라 불리던 시절 번뜩임이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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