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후원
민학수의 올댓골프는 신한금융지주와 함께합니다

영상

Post Page Advertisement [Top]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가 13일 (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2025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영국의 저스틴 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후 그린에 엎드려 오열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18번 홀(파4)은 세계 최고 선수들의 증가하는 비거리와 정교해지는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개조되어온 마무리 홀이라는 특색을 갖고 있다.


최초의 그랜드 슬래머인 보비 존스와 천재형 골프 코스 설계가로 통하는 알리스터 맥켄지 박사가 공동으로 설계한 코스가 바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이다. 1934년 1회 마스터스 대회 이후 90여 년 동안 당대 최고의 골프 코스 설계가들의 아이디어가 18번 홀의 개조에 스며들어 있다. 페리 맥스웰과 로버트 존스가 퍼팅 그린을 개선했으며, 톰 파지오가 티잉 구역을 뒤로 늘리고 페어웨이 벙커를 넓혔다. 여기에 벤 호건이나 잭 니클라우스의 공략 방법이나 생각도 필요하다면 받아들여 18번 홀을 개선하는 데 반영했다.


마스터스의 마지막 18번 홀(파4). /마스터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18번 홀은 개장 초기에는 오른쪽 도그레그의 420야드 파4 홀이었다.

80여 년 유지되어 오다가 2011년 현재처럼 465야드로 길어져서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네 번째로 긴 파4 홀이 되었다. 마스터스의 누적 기록으로 평균 타수 4.23타로 전체 홀 중 난도 7위의 홀이다. 2025 마스터스 2라운드, 맞바람이 부는 18번 홀은 가장 어려운 홀로 플레이되었다. 버디는 단 두 개에 그쳤고 더블 보기 7개가 쏟아졌다.

18번 홀 티잉 구역에 서면 양옆으로 소나무들이 일렬로 도열한 듯 서있어 시야가 좁다. 오른쪽은 소나무 숲이고 왼쪽에는 큼지막한 두 개의 벙커가 하나인 것처럼 떡하니 버티고 있다. 오른쪽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 티샷이나 왼쪽 벙커에 들어간 티샷들의 평균 타수는 4.5타였다. 왼쪽 벙커를 피하고자 3번 우드로 티샷하기도 하는데, 왼쪽 벙커에 못 미치는 페어웨이가 안전하기는 하지만 그린 공략 거리가 멀어지는 단점이 있다. 왼쪽 벙커와 오른쪽 소나무 숲 사이에 있는 페어웨이도 안전한데, 페이드 티샷을 정확하게 쳐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18번 홀은 티잉 구역에서는 내리막 홀이지만 세컨드 샷 지점에서는 20미터 정도 오르막 경사로 조성되어 있다.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이 오르막이라는 의미는 티샷 비거리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퍼팅 그린의 지면은 보이지 않는다. 즉, 블라인드 샷을 해야 한다. 오르막 샷은 그린 공략 거리에 대한 의심이 들기 때문에 샷의 정확성을 떨어뜨린다.

18번 홀의 페어웨이 왼쪽에 조성된 벙커는 변화가 심했다. 1978년 벤 호건은 이 벙커를 없애자고 제안했으나 클럽 측에서 수용하지는 않았다. 잭 니클라우스가 1965년과 66년 마스터스에서 18번 홀을 드라이브 티샷 후에 9번 아이언으로 쉽게 공략하며 우승하자 벙커의 크기를 확장시켰다. 18번 홀 티잉 구역에서 벙커 입구까지는 300야드이고 벙커 끝은 335야드에 달한다. 티샷으로 이 벙커를 넘기기는 어렵게 되었다. 티샷이 왼쪽 벙커로 들어가면 그린 왼쪽에 있는 벙커를 넘겨 그린을 공략해야 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진다.

18번 홀의 퍼팅그린과 주변도 변화가 많았다. 18번 홀의 퍼팅그린은 그린 앞 좌우의 벙커가 보호하고 있다. 퍼팅그린은 좌우 폭은 좁고, 앞뒤 폭은 넓어서 공략할 곳이 좁게 보이도록 조성되었다. 페어웨이 오른쪽에서 공략할 때 그린 입구가 열려있어서 장해물이 없다. 퍼팅그린은 2단이어서 윗단에 핀이 꽂혀 있으면 어려워진다. 윗단 그린에 올린 볼을 퍼트했는데, 아랫단에 설정된 핀을 지나 그린 밖으로 굴러 나가는 경우가 생기자 그린 아랫단을 올려 개조했다.

18번 홀의 퍼팅그린 주변에는 갤러리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경사가 진 잔디 언덕을 조성하였다. 최초로 조성된 스타디움 코스인 셈이다. 마스터스 우승자가 탄생하는 순간을 수많은 관람객이 지켜보며 환호하는 장면은 환상 그 자체다.

18번 홀은 마스터스의 72번째 홀이기도 하다. 마스터스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홀이다. 18번 홀에서 마스터스의 우승자가 1타 차이로 결정되는 순간이 많았다. 1961 마스터스에서 아널드 파머는 17번 홀까지 1타 차 선두여서 18번 홀 파는 우승, 보기는 연장전이었으나 더블 보기를 하면서 우승을 게리 플레이어에게 헌납했다. 1986년 마스터스에서 그렉 노먼은 18번 홀 파는 연장전이었으나 보기를 함으로써 잭 니클라우스를 최고령 마스터스 우승자로 만들어 주었다. 2004 마스터스에서 필 미켈슨은 18번 홀 버디로 1타 차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무관을 탈출할 수 있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18번 홀 별칭은 홀리(Holly)다. 홀리는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활용되는 상록수다. 신성한 장소를 의미하는 홀리(Holy)와 발음이 같다. 마스터스의 우승자는 신이 점지한다고 한다. 마스터스 우승자는 결국은 72번째 홀에서 결정된다. 2025 마스터스에서 로리 매킬로이는 18번 홀에서 보기를 해서 연장전까지 치르고 우승했다. 18번 홀 주변에 있던 갤러리들은 25년 만에 탄생하는 여섯 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의 탄생 순간을 직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18번 홀은 마스터스의 우승자가 결정되는 순간을 목격하는 마지막 홀로서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메이저 대회의 마지막 홀은 우승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홀이다. 메이저 타이틀을 노리는 선수에게 압박감을 주어야 한다.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도 평정심을 갖는지 질문을 던져 우승자의 자격을 심사해야 한다. 실수는 탈락으로 이어지나 성공적인 샷은 영광으로 이어진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의 18번 홀은 마스터스 우승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홀로서 안성맞춤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Bottom Ad [Post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