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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14일 마스터스 골프 최종일 경기 연장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무릎을 꿇고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하루. 마침내 우승 퍼트를 성공하고 매킬로이는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마치 오랜 고난이 끝나고 구원을 찾은 듯한 표정이었다. “로리, 로리!”를 외치는 수많은 관중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14일(한국 시각)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55야드)에서 끝난 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 연장에서 저스틴 로즈(45·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했다. 골프 사상 여섯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을 이뤘다. 진 사라센,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에 이은 업적이다. 우즈가 2000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뒤론 25년 만에 나왔다.


그래픽=백형선


마지막 날 2타 차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1번 홀(파4) 더블보기로 두 홀 만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아 4타 차 선두. 정상 고지가 보였다. 그런데 13번 홀(파5)에서 어이없는 짧은 웨지 샷 실수로 공을 물에 빠트렸다. 더블보기. 공동 선두로 뒷걸음질했다. 15번 홀(파5)에선 기막힌 세컨드 샷을 보여줬지만 이후 쉬운 이글 기회를 날리고 버디. 17번 홀(파4) 버디로 다시 1타 차 선두. 2위로 뒤쫓던 로즈(11언더파 277타)가 먼저 경기를 마친 상황에서 매킬로이는 18번 홀(파4) 1.5m 파 퍼트만 남겼다. 성공하면 우승인데 이걸 또 놓쳤다. 종일 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결국 연장으로 밀려 갔다.


지난해 US오픈에서 5홀을 남기고 2타 차 선두를 달리다 보기 3개를 하며 브라이슨 디섐보(32·미국)에게 우승을 헌납했던 기억, 2011년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았으나 8오버파(80타)를 치며 무너졌던 악몽이 떠오를 법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대회 전 니클라우스는 “매킬로이에게 필요한 건 수양(discipline) 능력”이라 했는데 그걸 체화했던 걸까.


18번 홀에서 벌어진 연장에서 매킬로이는 직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125야드 거리에서 웨지 샷을 홀 1m에 붙였고, 로즈가 파로 끝나고 맞은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10전11기. 2014년 디오픈 이후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만 올해가 11번째였는데 그 긴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US오픈(2011년)과 PGA 챔피언십(2012, 2014년), 디오픈(2014년)에서 우승했으나 마스터스는 16차례 출전해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2022년 준우승이 최고였다.


마스터스 전년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가 14일 새로 왕좌에 오른 로리 매킬로이에게 우승자가 전통적으로 입는 그린 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9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 420만달러(약 60억원)를 받았다. 올 시즌 PGA 투어 5개 대회 2승을 거두던 기세가 이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매킬로이는 다섯 살 딸 포피를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계속 도전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마음먹은 건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줘 자랑스럽다”면서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했다. 포피는 대회 전 이벤트 ‘파3 콘테스트’에서 아빠 대신 6m 거리 퍼팅을 기적처럼 집어넣은 ‘행운의 마스코트’였다.


14일 마스터즈 대회에서 저스틴 로즈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가 18번홀 그린 위에서 두팔을 들어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마스터즈 대회 X


인구 1만여 명 작은 마을 북아일랜드 홀리우드에서 살던 매킬로이는 1997년 마스터스에서 우즈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꿈을 키운 ‘타이거 키드’다. 열 살 때 우즈에게 편지를 보냈다. “당신을 잡으러 간다. 이것은 시작이다. 계속 지켜보라.” 두 살 때 드라이브샷을 40야드 날렸고, 네 살 때 지역 방송에 나가 칩 샷으로 골프공을 세탁기에 집어넣는 묘기도 선보였다. 우즈가 두 살 때 ‘마이크 더글러스 쇼’에 나가 골프 샷을 하고 다섯 살 때 ‘세상에 이런 일이(That’s Incredible)’에 나온 것과 닮았다. 우즈가 골퍼를 꿈꾸는 아들에게 “내(스윙) 대신 매킬로이 스윙을 본받으라” 할 정도였다.


매킬로이는 이제 툭하면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던 ‘인간적인’ 골퍼에서 실패를 겪고도 끝없이 일어서는 ‘오뚝이’ 골퍼로 거듭나고 있다. 우즈는 “(그랜드슬램) 클럽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는 축하 인사를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패트릭 리드(35·미국)가 3위(9언더파), 지난해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4위(8언더파)를 차지했다. 임성재(27)가 디샘보와 공동 5위(7언더파)에 올랐다. 안병훈(34)은 공동 21위(2언더파)에 자리했고, 김주형(23)은 이날만 7타를 잃으며 컷을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인 공동 52위(9오버파)에 그쳤다.


https://x.com/TheMasters/status/1911601331757818010?ref_src=twsrc%5Etfw%7Ctwcamp%5Etweetembed%7Ctwterm%5E1911601331757818010%7Ctwgr%5E61ced03f02b67008d0aeeeeb4d147b358ee51c75%7Ctwcon%5Es1_c10&ref_url=https%3A%2F%2Fwww.chosun.com%2Fsports%2Fgolf%2F2025%2F04%2F14%2FWFBQJKH3GFFR7KR2U4HI6KQRW4%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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