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캠벨이 어프로치 샷을 홀 1m에 붙였다. 장타 순위 100위권 바깥이지만 주무기인 쇼트게임을 갈고닦은 덕분이다.
포트기터가 벙커 샷을 홀 2m 거리에 보냈지만 내리막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캠벨은 이리저리 재지 않고 홀 뒷벽을 보고 자신 있게 퍼팅했다. 공이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승부가 막을 내렸다. 18번 홀 그린 옆에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캠벨의 연인 켈시 매키는 무릎을 꿇고 절규하듯 기쁨의 울음을 터뜨렸다.
2부 투어 포함 187경기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정상을 밟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19세로 2부 투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고, 꿈의 59타도 기록했던 포트기터는 스포츠맨십을 아는 멋진 패자였다. 캠벨이 세 번째 샷을 홀에 붙였을 때 박수를 보냈던 포트기터는 승부가 끝나자 정중한 태도로 승자를 축하했다.
23일(현지시각) 2025 멕시코 오픈 최종 라운드 2차 연장에서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차지한 브라이언 캠벨(오른쪽)이 올드리치 포트기터와 악수하고 있다./AFP 연합뉴스캠벨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하며 이븐파 71타를 친 포트기터와 나란히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했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캠벨과 포트기터는 나란히 파를 기록했다.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한 캠벨은 2017년 PGA 투어 데뷔 이후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26만달러(약 18억원). 캠벨은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나를 믿어준 가족과 든든한 힘이 되어준 여자 친구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견딜 수 있었다”며 감격했다.
정규 투어는 이번이 겨우 28번째 대회다. 2부 투어에서 주로 뛰었기 때문이다.
캠벨은 데뷔 시즌을 페덱스컵 랭킹 180위로 마쳐 시드를 잃었고,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에서 주로 뛰며 준우승만 5번 했다. 2024시즌 포인트 랭킹 7위로 8년 만에 올해 1부 투어에 복귀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목 부상과 씨름했다. 그러면서도 집과 연습장을 오가는 성실한 삶을 살았다.
올 시즌에 앞서 참가한 3개 대회에서는 소니 오픈 기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51위,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컷 탈락.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 페덱스컵 랭킹 163위, 세계 랭킹 222위에 불과했다. 이번 대회는 시그니처 이벤트(특급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직후에 열려 정상급 선수는 대부분 출전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드리치 포트기터. 멕시코 오픈 최종라운드 연장 승부에서 져 미국의 브라이언 캠벨에 우승을 내줬다. /AFP 연합뉴스볼 스피드 시속 190마일로 PGA 투어 최정상급이다. 이번 시즌 평균 비거리 328.7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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