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캄포스가 PGA투어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라파엘 캄포스(36·푸에르토리코)는 지난 월요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파올라를 얻었다. 아내 스테파니가 남편의 대회 출전을 위해 유도 분만을 선택한 덕분에 함께 시간을 보내던 캄포스는 비행기를 타고 대회 시작 몇 시간 전에 버뮤다에 있는 골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흘간 아빠의 이름으로 분투를 거듭한 끝에 기적 같은 우승을 거머쥐었다.
딸이 태어난 지 6일 만에 124만2000달러(약 17억원)의 우승 상금과 2년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은 캄포스는 “믿을 수 없는 한 주, 인생 최고의 한 주”라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18일(한국 시각) 버뮤다의 포트 로열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가을 시리즈 7번째 대회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총상금 690만달러) 최종 4라운드.
캄포스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캄포스는 2위 앤드루 노바크(미국)를 3타 차이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캄포스는 2라운드까지 7언더파 137타에 그쳤으나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를 쳐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마지막 날 3타를 더 줄여 인생 역전 드라마를 썼다.
1988년생인 캄포스는 이 대회 전까지는 PGA 투어에 79차례 나와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2021년 3월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 준우승.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에서는 2019년 1월에 한 번 우승한 경력이 있다.
올해 PGA 투어에 복귀한 캄포스는 지난주까지 페덱스컵 순위 147위에 그쳐 다음 시즌 카드를 걱정하고 있었다. PGA 투어는 다음 주 대회를 끝으로 페덱스 순위 125위 이내 선수들에게 내년 투어 카드를 준다. 캄포스는 이날 우승으로 2년간 투어 카드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주요 대회 출전을 위한 기준이 되는 페덱스컵 순위도 80위로 끌어올렸다.
캄포스는 치치 로드리게스(1935~2024)가 1979년 4월 투어 8승째를 거둔 이후 45년 만에 PGA 투어 정상에 오른 통산 두 번째 푸에르토리코 선수가 됐다.
캄포스는 “지난 몇 년간 부진했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한꺼번에 생겨 평생의 꿈을 이룬 것 같다”고 기뻐했다.
김성현은 공동 42위(6언더파)에 그쳐 페덱스컵 순위 130위로 지난주보다 3계단 더 하락했다. 노승열은 공동 62위(1언더파)로 페덱스컵 순위 178위였다.
2024시즌은 21일 개막하는 RSM 클래식으로 막을 내린다. RSM 클래식까지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125명이 2025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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