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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0일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팀 골프 리그인 TGL의 미래 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진행자가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로리 맥길로이를 소개하고 있다. /AP연합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와 슈퍼 스타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중심이 된 스크린골프 리그 TGL이 마침내 내년1월 7일(이하 현지시각) 개막전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TGL은 우즈와 매킬로이가 손잡고 세운 회사 TMRW스포츠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제휴해 창설하는 신기술 기반 골프 리그다. 개막전은 뉴욕 골프클럽과 더 베이 골프클럽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이후 3월 4일까지 정규 시즌 15경기가 열리며, 3월 17~25일에 플레이오프 준결승과 결승전이 이어진다. 매주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열리는 PGA투어 대회와 겹치지 않도록 TGL 경기는 월요일 또는 화요일에 열린다. 경기장은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소파이(SoFi)센터로, 최첨단 시뮬레이터와 모형 그린, 2000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이 마련돼 있다.

TGL은 2024년 1월 9일 출범할 예정이었지만 2023년 11월 발생한 경기장 돔 지붕 붕괴 사고로 1년 연기됐다. 600년 전 스코틀랜드의 링크스 코스(바다와 육지가 이어지는 곳에 만든 코스)에서 시작된 골프는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대자연의 18홀에서 ‘볼은 놓인 그대로’ ‘코스는 있는 그대로’라는 원칙에 따라 골프 규칙과 에티켓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겨온 보수적인 스포츠가 디지털 혁신에 뛰어든 것이다. 스크린골프의 선도자 역할을 해온 한국에선 이미 스크린골프 G투어가 인기를 끌고 이곳에서 실력을 닦은 김홍택과 홍현지 같은 선수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다.

우즈를 비롯해 PGA투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대거 참가하는 TGL은 세계 골프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TGL에 대한 궁금증 네 가지를 살펴본다. 

1, 2, 3 TGL에 참여하는 마쓰야마 히데키, 김주형, 잰더 쇼플리. /AP연합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했나.

TMRW스포츠를 창설한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매칼리는 20년 이상 NBC 방송의 스포츠를 이끌어 온 미디어 전문가다. 올림픽 방송을 비롯해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그램인 ‘선데이 나이트 풋볼’, NFL(미국프로풋볼), 켄터키 더비, 골프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 2019년부터 골프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가상현실(VR) 골프, 이른바 스크린골프를 프로 대회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자연 속에서 나흘간 열리는 골프는 TV 중계 관점에서는 ‘고비용 저효율’ 의 대표적 스포츠다. 프로그램 전송에 수백만달러가 소요되는데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될 수도 있다.

스포츠 중계의 꽃인 저녁 시간대 ‘프라임 타임’을 활용할 수 없다. 매칼리는 2020년 골프 시뮬레이터 제조 업체 풀스윙의 라이언 도터스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본격적인 사업 구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월에는 우즈를 만나 사업을 설명하고 매킬로이를 비롯한 올스타급 프로 골퍼를 잇달아 영입했다.


왜 8홀이 아니고 5홀 경기인가.


골프는 한 선수가 18홀을 걸으면서 경기하는 데 최소 4시간 30분 안팎이 걸린다. 100여 명이 출전하는 골프 대회는 오전 7시쯤 시작해 해가 지는 오후 5~6시까지 이어진다. 중계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스크린골프는 같은 자리에서 경기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TGL은 한 경기가 2시간 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라임 시간대 2시간’이라는 스포츠 중계의 성공 공식을 따르는 것이다. 18홀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을 파악한 뒤 3홀을 버리고게임을 15홀로 설계했다. 골프 룰에 정해진 매 샷 40초 시간제한도 엄격히 지킨다. 시간을 넘기면 팀에 1벌 타가 돌아간다. 모든 경기는 미국의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 ESPN2를 통해 중계하고, ESPN+를 통해 스트리밍할 예정이다. 

샷은 스크린에서, 퍼팅은 그린 위에서

TGL 경기는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에 있는 돔구장 소파이센터에서 열린다. 미국 핀테크 회사 소파이는 기존 스크린골프 스크린 크기의 20배에 이르는 4K 초대형 아이맥스 스크린을 제작했다. 선수는 대형 스크린에 샷을 하고, 50야드 이내의 플레이는 경기장에 설치된 실제 잔디 그린과 모래 벙커, 어프로치 구역에서 샷을 하는 방식이다. 30개의 가상 홀 중 15개 홀을 지정해 진행한다. 스크린 골프장처럼 바로 앞 스크린에 공을 치는 것과 달리 멀리 떨어진 스크린으로 공을 치게 돼 공이 날아가는 과정을 상당 부분 볼 수 있다. 그린의 홀컵에서 50야드 이내에 공이 들어갈 경우 90t 무게 거대 콘크리트 무대가 정교하게 움직이면서 퍼팅 그린을 만들어낸다. 40야드 너비의 턴테이블이 장착돼 그린과 3개의 벙커를 회전시키며 어프로치 앵글을 상황에 맞게 바꿔준다. 그린은 코스 디자인에 맞춰 굴곡이나 기울기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골프공에 특수 소재를 사용해 레이더가 공의 회전을 더 쉽고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했다. 공이 날아가는 장면뿐만 아니라 공의 시점에서 날아가는 과정을 중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골프 샷의 속도나 발사 각도, 회전뿐만 아니라 선수 심박수도 실시간 중계한다. 

팀은 어떻게 구성되나.

뉴욕, 애틀랜타 등 미국 6개 도시를 각각 대표하는 6개 팀이 팀 대항 단체전을 벌인다. 한 팀 선수는 주장 포함 4명으로 구성되고 한 경기에 3명씩 출전한다. PGA투어 스타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우즈와 김주형은 같은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 팀에 속해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레이 톰슨(댈러스 매버릭스),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여자 골프의 미셸 위 웨스트 등 각 분야 스포츠 스타가 구단 소유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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