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꿈의 스코어는 매 홀 버디를 잡아 한 라운드 18언더파를 기록하는 것이다. 파72 코스에서 꿈의 스코어는 54타. 아직 규모를 갖춘 세계 정규투어에서 이 꿈을 이룬 골퍼는 없다. 전반 9홀이나 후반 9홀에서 9언더파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1958년부터 대회를 열기 시작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는 67년 만에 처음 나왔다.
옥태훈이 9월 1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CC에서 열린 KPGA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 전반 9홀에서 9언더파 27타를 쳐 KPGA투어 9홀 최저타 신기록을 경신했다. /KPGA
옥태훈(25·금강주택)이 1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CC(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10억 원) 마지막날 4라운드 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이글 2개와 버디 5개를 잡아 9언더파 27타를 쳤다.
옥태훈이 1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CC에서 열린 KPGA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 전반 9홀에서 9언더파 27타를 쳐 KPGA투어 9홀 최저타 신기록을 세웠다. 신기록이 담긴 스코어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한 옥태훈. /KPGA
종전 기록은 8언더파. 2001년 매경오픈 1라운드 후반 9홀(10~18번 홀)에서 최광수가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주 신한동해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 전반 9홀(1~9번 홀)에서 트래비스 스마이스(호주)가 세운 것까지 총 7명이 있다. 옥태훈은 선두에 9타 뒤진 공동 3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옥태훈은 1번 홀(파4) 버디로 출발했지만 2번(파3)과 3번 홀(파4)은 파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4번 홀(파4)에서 5.5m 버디 퍼트를 성공한 옥태훈은 5번(파4)과 6번 홀(파5)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았다. 7번 홀(파4)에서는 159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샷이 홀로 들어가 이글을 잡았다. 8번 홀(파3)에서 5.5m 버디 퍼트에 성공한 옥태훈은 9번 홀(파5)에서 홀까지 17야드를 남겨 놓고 친 벙커 샷이 홀속으로 들어가며 이글을 잡았다. 9홀 9언더 27타를 기록한 것이다.
주요 투어에서 9홀 최저타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06년 US뱅크 챔피언십에서 코리 페빈(미국)이 기록한 10언더파 26타다. LPGA투어에선 양희영, 김인경 등이 9언더파 27타를 기록했다. 옥태훈은 후반 9홀에서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꿈의 50대 타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옥태훈은 4라운드 합계 24언더파 264타로 장희민, 강태영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이날 6타를 줄이며 25언더파 263타를 적어낸 함정우가 차지했다. 함정우는 마지막 18번 홀(파 5)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잡았다.
코스 레코드 타이인 10언더파 62타로 최종 라운드를 마친 옥태훈은 자신의 18홀 최저타 신기록은 세웠다. 2023년 LX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기록한 것이 옥태훈의 한 라운드 최저타였다.
옥태훈은 2013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고, 2018년 KPGA투어에 데뷔했다. 아시안 투어인 2022년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서 프로 1승을 거두었다. 옥태훈은 “전반 9개홀에서 9언더파를 기록해 정말 기분이 좋다”며 “후반에도 집중하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핀위치도 까다롭고 바람도 불어 어려웠다; 퍼트 라인이 헷갈려 몇차례 버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오늘 경기 전에 캐디 형과 11언더파를 치자고 장난삼아 이야기 했다”며 “전반기 끝나고 스윙을 고쳤는데 1라운드에 공이 잘 안맞아 걱정이 많았다. 이번 신기록 수립이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옥태훈은 추석 이후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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