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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이 9일(한국 시각)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어센션채리티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베른하르트 랑거를 꺾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예전엔 많이 먹고 든든한 뱃심으로 골프를 했다면, 지금은 덜 먹고 인내하는 마음으로 경쟁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미국 시니어 무대의 전설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와 연장 접전을 벌여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52). 우승 후 그와 전화 통화를 했다. “3년째 PGA 챔피언스 투어를 뛰면서 처음 우승컵을 들어보니 정말 기분이 좋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8년째 몸무게 82~83㎏을 유지한다. 비결은 하루 16시간씩 하는 ‘간헐적 단식’. 오후 7시 저녁 식사를 마치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꼭 필요한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양용은(왼쪽)이 9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 투어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연장전에서 베른하르트 랑거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랑거에게 축하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앙용은은 9일(한국 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210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랑거를 제쳤다. 우승 상금은 31만5000달러(약 4억2000만원). 시니어 상금 순위 6위(142만3883달러)로 올라섰다. 양용은은 2022년부터 만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PGA 챔피언스 투어에 입성했다. 우승은 처음. 데뷔 3년 만이고 72번째 출전 대회였다. 지난 71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과 3위 세 번 등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신인이던 2022년 이 대회에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1타 뒤져 2위에 그쳤던 아쉬움도 풀었다.

양용은은 제주 출신이라 ‘바람의 아들’, 거침없는 경기 스타일 덕분에 ‘야생마’란 별명이 붙는다. ‘한방의 사나이’라는 애칭도 있다. 그가 PGA투어에서 거둔 우승은 2승이지만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아 선수 최초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덕분이다. 이번엔 ‘시니어 무대의 타이거 우즈’라 불리던 랑거를 이겼다. 67세 1개월인 랑거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난해 US 시니어오픈에서 세운 최고령 우승(65세 10개월 5일) 기록과 함께 최다 승(46승)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었지만 양용은에게 막혔다.

양용은은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랑거는 7언더파 64타. 합계 13언더파 200타 동률로 마친 두 선수는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랑거의 3m 넘는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벗어났고, 양용은은 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메이저대회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등 2승을 올린 최경주에 이어 양용은이 두 번째다. 양용은은 “한국 골프의 길을 개척하는 최경주 선배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9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 투어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연장전에서 양용은이 경기를 펼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양용은이 큰 승부에 강한 비결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배짱이다. 이날도 “연장에 가면 이기든가 지든가 둘 중 하나인데 뭘 걱정하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54세 생일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고령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가 술과 커피, 탄산음료를 끊었다고 해 화제가 됐는데 양용은도 마찬가지였다. “커피와 탄산음료는 원래 잘 마시지 않았고, 술은 8개월 전 끊었다”며 “요즘 나이에는 뭘 새로 하는 것보다는 뭘 하지 않아서 얻는 에너지가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10년 전 90㎏이 넘던 몸무게를 서서히 10㎏가량 줄였다.

스트레칭은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은 주 3회 이상 한다. “최근 턱걸이도 시작했는데 처음엔 몇 개 못 했는데 이제 한 번에 10개 정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주말 골퍼를 위한 최고의 운동으로는 스쿼트를 권했다. “100번을 2세트로 나눠서 50번씩 꾸준히 하면 효과가 정말 크다”라고 했다. 그는 평균 285야드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PGA투어 시절보다 5야드밖에 줄지 않았다. 비법은 공의 탄도를 높이고 스핀 양은 줄이는 것. 자신만의 공식이다. 클럽 헤드 로프트는 6.9도로 낮추고 임팩트 시 15도가량 올려치는 독특한 스윙을 한다. 그는 “1990년대 이 같은 방법으로 300야드 넘게 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며 “국내에선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이 많아 그런 장타는 필요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용은은 챔피언스 투어에서 함께 뛰는 71세 제이 하스(미국)를 존경한다고 했다. 하스는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68타를 쳐 ‘에이지 슈트(age shoot·18홀 스코어가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것)’를 달성했다. “고령에도 대회 준비에 정성을 쏟고 자주 에이지 슈트를 하는 모습에 절로 존경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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