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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클럽 헤드를 가파르게 치켜드는 왜글을 한다. 클럽이 처지는 것을 방지하는 자기 암시다. photo 민학수

지난 8월 리디아 고(27)는 자신의 골프 인생 중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8월을 보냈다.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016 리우 대회 은메달, 2020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금·은·동 컬렉션’을 완성했다. 올림픽 금메달로 리디아 고는 명예의전당 입성에 필요한 27점 가운데 마지막 포인트 1점을 추가했다. 27세3개월의 나이로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린 리디아 고는 박인비의 최연소 기록(27세10개월)도 갈아치웠다.


그리고 AIG 여자오픈 우승으로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 2016년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8년 만에 메이저대회 3승째(통산 21승)를 이뤘다. 10위권 밖이었던 여자골프 세계 랭킹도 3위까지 끌어올렸다. 대회가 열린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상징인 스윌컨브리지에서 남편 정준씨와 우승을 자축하는 멋진 키스 장면도 추억으로 남겼다.


이런 리디아 고의 스윙 가운데 독특한 부분이 있다. 샷을 하기 직전 왜글을 하면서 코킹과 함께 클럽을 가파르게 치켜올리는 프리샷 루틴(샷을 하기 전 반복적으로 하는 동작)을 한다. 실제 스윙을 할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데 일부러 그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시우 코치는 이렇게 설명했다. 


“리디아 고는 어드레스 상태에서 왜글을 할 때 같은 방향으로 두 번 하지 않는다. 경험에서 나온 루틴이다. 샷 실수가 나오는 이유가 백스윙 때 클럽이 뒤로 빠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백스윙 때 클럽 헤드가 처지는 것보다는 헤드가 위로 올라가면 헤드의 무게를 느낄 수 있고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준비 동작을 위해 왜글을 할 때 이 동작을 과잉으로 하는 게 실제 샷을 정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리디아 고의 실제 스윙 동작을 자세히 보면 백스윙을 시작하는 테이크 어웨이 동작이 중간으로 똑바로 잘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리디아 고는 공이 왼쪽으로 말리는 실수를 싫어한다. 주니어 시절부터 페이드(fade·공이 끝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구질)였던 구질을 프로 데뷔 초기 거리를 늘리는 과정에서 드로(draw·공이 끝에서 왼쪽으로 살짝 휘는 구질)로 바꾸었다. 


하지만 슬럼프 시기 샷 실수가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예측할 수 없게 나오면서 다시 페이드 구질로 바꾸었다. 하지만 여전히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가는 과정에서 손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코치의 말이다.


“손을 놓친다는 표현은 오른손이 공간을 유지하면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손만 돌아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클럽의 토(toe) 부분이 너무 빨리 공을 향해 들어와서 클럽이 닫혀 맞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공이 왼쪽으로 가게 된다. 그게 싫어서 왼손을 들어버리면 이번엔 공이 오른쪽으로 가게 된다. 이렇게 양쪽으로 실수가 나오면 감당할 수 없다. 이런 경우 임기응변으로 고치려 하지 말고 기본부터 다시 제대로 다지는 것이 지름길이다.”


샷을 하기 전 클럽을 치켜올리는 듯한 준비동작은 절대 클럽이 뒤로 처지는 동작을 하지 않겠다는 사인을 자신에게 보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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