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15승 포함 PGA투어 통산 82승에 빛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가 한 달에 한 번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골프 팬들은 “이번엔 예전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뜨거운 기대를 안고 모인다. 우즈가 워낙 전설적인 장면을 수없이 만들어온 골프의 수퍼 히어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번이 “이제 예전의 타이거는 볼 수 없는 건가” 하는 아쉬움을 안고 헤어지게 된다. 우즈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컷을 통과했지만 컷을 통과한 선수 가운데 최하위인 60위를 기록했고, PGA챔피언십과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디오픈에서도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우즈가 18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7385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제152회 디 오픈(총상금 1700만 달러) 1라운드를 8오버파 79타(공동 138위)로 마쳤다. 버디 2개, 보기 6개, 더블보기 2개로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우즈는 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하는가 싶었지만 곧바로 4번 홀(파5) 보기에 이어 5번 홀(파3) 더블 보기로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7번 홀(파4)과 8번 홀(파3)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전반에 4타를 잃었다. 후반 들어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11번 홀(파4) 더블 보기를 하고 12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다.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17번 홀(파3)과 18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즈는 2021년 목숨을 잃을 뻔한 교통 사고 이후 복귀한 뒤로 부상 후유증으로 쌀쌀한 날씨에서는 이렇다할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수시로 비바람이 불고 서늘한 기온의 링크스 코스인 로열 트룬은 경기 초반부터 궂은 날씨였고, 우즈는 티샷부터 아이언 샷, 그린 주변 쇼트 게임까지 크게 흔들리며 예전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우즈는 “오늘 아이언 샷을 홀 가까이 붙이지 못한 것을 비롯해 여러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컷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2라운드에서 60대 중반 타수를 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이나 시즌 초보다는 몸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감각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올해 디오픈을 앞두고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인 콜린 몽고메리(61·스코틀랜드)가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즈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사람들이 타이거를 카리스마와 열정이 넘치는 선수로 기억하길 바라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지난달 US 오픈에서 샷을 즐기는 것 같지 않았다. 디오픈에서도 US 오픈과 비슷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우즈는 대회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디오픈 우승자로서 60세까지 출전할 수 있고 은퇴를 선택할 수 있지만, (디오픈 우승이 없는) 몽고메리는 그럴 수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니얼 브라운(잉글랜드)이 6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선두로 나섰고, 2019년 디오픈 우승자인 셰인 라우리(아일랜드)가 2위(5언더파)에 자리잡았다. 저스틴 토머스가 3위(3언더파·미국), 잰더 쇼플리(미국)가 공동 4위(2언더파·미국)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공동 11위(1언더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한 브라이슨 디섐보가 공동 96위(5오버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공동 129위(7오버파)로 부진했다. 8명이 출전한 한국은 송영한이 공동 18위(이븐파)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왕정훈과 김민규 공동 42위(2오버파), 안병훈이 공동 82위(4오버파)였다.
지난해 준우승을 했던 김주형과 임성재, 김시우가 나란히 공동 96위(5오버파)를 기록했다. 고군택은 152위(10오버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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