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2승 포함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둔 임희정(24)은 올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때부터 맥콜 모나 용평오픈 전까지 두산 매치플레이를 제외한 10개 대회에서 22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60대 타수를 한 번도 적어내지 못했다. “퍼트 입스가 왔나 싶을 정도로 그린에 서는 게 두려웠다”고 한다. 임희정의 올해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31.87개(117위). 임희정은 해외에서 열린 대회까지 포함해 올 시즌 14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게 6번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치며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임희정은 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오픈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1라운드 6언더파 66타에 이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낸 임희정은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상위권에 올랐다. 맥콜 모나 용평오픈에서 공동 7위로 첫 톱10에 올랐던 임희정은 우승 경쟁을 벌일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고 싶다”고 했다.
임희정이 반전에 성공한 계기는 5kg 감량과 자신의 감을 믿는 스윙으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임희정은 2022년 자동차를 폐차할 정도로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한국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큰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는 “이유 없이 살이 쪘다. 약 때문인 것 같다. 똑같이 먹어도 살이 막 찌니까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스트레스 때문에 또 살이 찌는 악순환이었다”고 했다. 체중 변화는 스윙에 나쁜 영향을 줬다. 임희정은 “성적이 나지 않고 몸이 좋지 않은데도 열심히 연습하면 나아질 거라는 생각에 쉬지도 않고 연습에 매달렸는데 그것도 나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반전의 계기는 스스로 만들었다. 임희정은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을 최대한 덜 만나고 나 자신에 믿음이 생길 때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며 “특히 잘 쳤을 때를 머릿속에서 지웠다”고 했다.
임희정은 체계적인 운동을 통해 시즌 초보다 5㎏ 이상 감량했다. 새로운 코치와 공과 클럽 페이스가 맞는 순간에만 집중하고 스윙 궤도에는 집착하지 않는 더 자유롭고, 융통성 있는 스윙을 만들었다. 임희정은 “오랜 스트레스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임희정을 응원해온 ‘예쁜 사막 여우(임희정의 애칭)’ 팬 클럽 회원들도 기뻐할 일이 늘어날 것 같다.
이날 버디 7개를 잡은 이가영(25)이 2라운드 합계 13언더파 131타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홍정민(22)과 최민경(31)이 공동 2위(10언더파 134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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