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노랑머리’ 허인회(37)가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아내와 지난해 2월 얻은 아들이 응원하는 가운데 우승한 허인회는 “아들 낳고 두 번이나 우승했다”며 “아빠가 이런 사람이란 걸 보여줬으니 자신 있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2008년 데뷔해 톡톡 튀는 언행으로 유명한 ‘괴짜 골퍼’ 허인회는 30대 후반에 여전히 32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와 짠물 퍼팅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허인회는 30일 인천 클럽72 하늘코스(파71·7103야드)에서 열린 비즈플레이·원더클럽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허인회는 이날 4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1타를 줄이는데 그친 장유빈(22)과 동률을 이뤘다.
허인회는 18번 홀(파5)에서 열린 1·2차 연장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내며 2차 연장에서 파를 한 장유빈에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9월 iMBank 우승 후 10개월 만에 시즌 첫 승을 달성한 허인회는 통산 6승째를 기록했다. 허인회는 우승 상금 1억 4000만원을 보태 역대 15번째로 총상금 20억원을 돌파(20억 7579만원)했다. 5타차 공동 9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허인회는 후반 들어 10·11·13번 홀에 이어 가장 까다로운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반면 장유빈은 전반 중반까지 4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6타차 선두를 달려 우승이 유력했지만 9번 홀(파4) 3퍼트 보기를 한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장유빈이 14번 홀(파4) 보기에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50cm가량의 파 퍼트를 놓쳐 승부는 결국 연장까지 이어졌다.
허인회는 “정규 라운드를 먼저 마치고 2등이면 잘한 거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집에 가서 저녁 뭐 먹을까 생각하다가 돌아왔다”고 했다.
허인회는 1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에서 미니 드라이버로 공략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그린에 올라갈 것 같지는 않았지만, 퍼포먼스 차원에서 해봤다”고 했다. 허인회가 1차 연장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에 먼저 성공하자, 장유빈도 쉽지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해 2차 연장에 들어갔다.
같은 홀에서 핀 위치를 바꿔 이어진 2차 연장. 나란히 티샷이 벙커에 빠진 두 사람의 대결은 세 번째 웨지샷에서 갈렸다. 먼저 친 허인회의 샷은 홀 2.5m 거리에 떨어졌다. 백스핀이 걸린 장유빈의 샷은 허인회보다 두 배 이상 먼 거리에서 멈췄다. 장유빈의 버디 퍼트가 빗나갔고, 허인회가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지난해 8월 군산CC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장유빈은 프로 첫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베테랑’ 허인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영수가 3위(15언더파 269타), 김한별과 옥태훈이 공동 4위(14언더파 270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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