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Post Page Advertisement [Top]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민솔./뉴스1

“박인비(36)의 포커페이스와 퍼팅, 고진영(29)의 승부사 마인드, 김효주(29)의 얽매이지 않는 천재적인 플레이, 리디아 고(27)의 쇼트 게임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 네명의 네 가지 장점을 하나로 묶는다면 골프 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여자골프 신 황금세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민솔(18)은 이런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 프로 수준에서도 정상급으로 꼽힐 만한 김민솔의 드라이버 샷 능력은 그의 포부를 현실로 바꾸어줄 마법의 주문이다. 그의 꿈이 이뤄지면 예전 같지 않은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세계무대 성적표도 달라질 것이다.

4일 제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리는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은 김민솔에게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두산건설은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 계약을 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초청 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그는 프로 언니들도 겁내는 여고생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무대 64승에 빛나는 신지애(36)가 3년 8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서고, 돌아온 윤이나(21)와 방신실(20)의 장타 대결, 지난해 KLPGA투어 3관왕에 오른 이예원(21)의 2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여기에 앞으로 한국 여자골프를 빛낼 김민솔의 활약도 관전포인트다. 김민솔은 이미 여러 프로 무대에서 실력을 증명했다.

김민솔은 열여섯이던 2022년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국내외 골프팬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선두 경쟁을 벌이는 등 대회 내내 신선한 충격을 선물하며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인 그는 지난해 KLPGA투어에 5번 나가 한 번도 컷 탈락 없이 우승 경쟁을 벌였다. 한국여자오픈 4위,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9위, OK 금융그룹 읏맨오픈 5위 등 세 차례 톱10에 오른 ‘무서운 10대’ 돌풍의 핵심이었다.

김민솔. 두산건설 We’ve 골프단은 We’ve의 우수성과 다섯 가지 의미를 알리는 방법으로 다섯 명의 선수가 다섯 가지의 에센셜(Have, Live, Love, Save, Solve)을 선택하여 홍보를 진행한다. 자신이 가진 개성과 매력을 에센셜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유현주는 ‘꼭 갖고 싶은 공간(Have)’, 유효주는 ‘기쁨이 있는 공간(Live), 박결은 ‘사랑과 행복이 있는 공간(Love)’, 김민솔은 ‘알뜰한 생활이 있는 공간(Save)’, 임희정은 ‘생활 속의 문제가 해결되는 공간(Solve)’을 선택했다./두산건설

김민솔은 지난해 세계여자아마추어 팀선수권 대회에서 이효송(16), 서교림(18)과 팀을 이뤄 한국을 7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72홀 합계 22언더파 554타로 2위 대만(18언더파), 3위 스페인(17언더파)을 제쳤다.  2022년 블루원배 한국주니어 선수권 고등부에서 우승했고, 그해 송암배 아마추어 선수권에서 여자부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솔은 상비군이던 중학교 시절 이시우 코치를 만나 4년째 함께 하고 있다. 이시우 코치는 “워낙 좋은 티샷 능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어떤 성격의 대회에서도 안정적인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며 “내면에는 될 때까지 하는 놀라운 집념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178cm의 키에 균형잡힌 몸매에서 27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 샷을 부드러운 자세로 친다. 미국이나 유럽의 LPGA투어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하드웨어다. 지난 동계 훈련 기간 측정한 드라이버 샷 헤드스피드는 시속 100~102마일, 볼 스피드는 시속 148~153km가량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순위 10위 이내에 드는 수치다. “멀리 치려고 하기보다는 정확성을 우선으로 한다”고 했다.

김민솔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좋아하는 부모님을 따라 연습장에 드나들기 시작한 게 인연이 돼 골프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부모님이 “운동선수가 되면 정말 힘들 텐데, 힘들어도 그만두겠다는 말을 안 할 자신이 있으면 하라”고 겁을 줬지만 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한참 몸을 만들 때 스쿼트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500개씩 하루 1500개를 해냈다.

그는 “운동을 하면 더 어려운 일도 많을 것이란 생각으로 했다”고 한다. 중학생 때부터 전지훈련 때면 세계 1위 최장 보유 기록을 지닌 고진영과 함께 방을 쓰며 고진영의 놀라운 승부사 기질도 배웠다. 김민솔은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빛낸 훌륭한 언니들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2006년생으로 올해 6월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는 김민솔은 프로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그때는 아마추어 돌풍을 넘어 진짜 태풍이 불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Bottom Ad [Post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