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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메이트모빌리티 대표이사는 “1인용 골프 카트인 싱글로 한국의 골프 문화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진 메이트모빌리티

한국의 골프 라운드는 5인승 카트 공간 안에서 대부분 진행된다. 


캐디가 운전하고 네 명의 동반자가 앞뒤로 앉는다. 골프장 페어웨이를 따라 카트 도로를 이동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뽑기’ 같은 게임도 즐긴다. 샷을 할 때만 잠시 내려 자신의 공 앞에 서면 캐디가 클럽을 가져다준다. 캐디가 하라는 대로 샷을 하고는 냉큼 카트로 돌아간다. 카트에서 한잔할 때도 있다. 공간은 의식을 지배한다. 샷을 하기 전까지 보내는 시간이 실제 샷을 하는 시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홀까지 거리와 바람 등 상황을 판단하고 클럽을 선택하고, 결과에 따라 피드백을 받는 골프 본연의 즐거움은 뒷전이 된다. 


워낙 이런 한국식 골프에 익숙한 탓에 외국에서 동반자 두 명씩 카트를 몰고 다니며 클럽을 자신이 챙기고, 캐디 없이 그린 플레이까지 하면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클럽을 여기저기 흘리기도 하고 그린을 제대로 읽지 못해 골프를 하는 건지 무엇을 하는 건지 허무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기 일쑤다. 


이상현 메이트모빌리티(Mate Mobility) 대표는 새로운 골프 카트를 통해 한국의 골프 문화를 바꿔보고 싶다는 꿈을 지닌 골프 경영자다. 


그는 지난해까지 33년간 캘러웨이 골프 코리아를 이끈 골프 전문 경영인. 메이트모빌리티는 3월 26일 서울 성동구 코사이어티에서 새로운 개념의 1인승 골프 카트 ‘싱글(SINGLE)’을 공개했다. 8월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메이트모빌리티는 싱글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없던 골프, 이제 시작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단순한 카트를 넘어서는 AI(인공지능) 서비스가 장착될 것이라고 한다.


그의 말이다. “우리나라 골퍼의 골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여느 골프 선진국보다 앞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과 많이 닮은 우리나라 골프장 환경이 골프 문화의 발전을 붙잡아왔다. 노캐디 플레이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가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이 됐고 메이트모빌리티는 1인승 골프 카트 싱글을 통해 새롭고 건강한 그리고 경제적인 골프를 소개하고 한국 골프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 믿는다.”


한국 골프 선수들은 뛰어난 실력으로 세계 무대를 앞서간다. 하지만 호화 클럽 하우스에 전망 좋은 욕탕, 필드를 걷기보다는 카트에 더 오래 머무는 한국의 독특한 골프 문화는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한국만의 독특한 생태계를 지닌 갈라파고스처럼 비친다. 이 대표의 바람처럼 싱글은 새로운 변화로 가는 이동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이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싱글 카트는 점차 확산하는 노캐디 플레이를 염두에 둔 것인가.


“국내에서도 인력난 등 여러 이유로 미국, 유럽, 일본에서처럼 노캐디 플레이는 지속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대부분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5인승 카트는 이동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 캐디 없이 플레이할 경우 동반자 중 한 명이 운전을 하고 캐디 역할도 해야 한다. 경기에 집중하기 어렵고 안전사고 위험성도 높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2인승 카트에 1인 사용을 허용한 결과 18홀 경기 소요 시간이 최대 35%까지 빨라졌다는 통계가 있다. 다른 사람 공 찾으러 왼쪽으로 갔다, 오른쪽으로 갔다 하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싱글은 캐디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는 면에서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메이트모빌리티가 선보인 1인승 골프 카트 싱글은 각 카트 위치에서 핀까지 거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캐디나 거리 측정기 없이도 플레이할 수 있다. 골퍼가 샷을 할 때마다 다양한 데이터가 쌓인다. 사진 메이트모빌리티


카트 이용료는 골프장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골프장에 카트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무료로 대여해주고 골퍼가 내는 사용료를 나눠 갖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5만원인 싱글 이용료에서 골프장과 메이트모빌리티가 2만5000원씩 나눈다. 골프장은 신규 카트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면서 동시에 4인 라운드가 아니라 급증하는 2, 3인 노캐디 라운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카트 수익도 보전되고 캐디 고용 걱정을 덜 수 있다.”


국내 대부분 골프장이 산악 지형에 있다.


“싱글은 노캐디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험 구간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하는 ‘지오펜싱(Geo-Fenc-ing)’ 기술을 적용한다. 위험 구역을 설정하고 카트가 아예 해당 구역을 진입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싱글 카트는 기존 카트의 절반 이하 무게여서 페어웨이 진입이 가능하다. 경사진 코스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독립식 서스펜션을 갖췄다.”


1인용 카트가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는.


“전 세계 골프장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독특한 점 하나는 공을 칠 때 옆에 캐디백이 없다는 것이다. 골프백은 카트 도로 위 5인승 카트에 실려있다. 누군가 클럽을 갖고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접대 문화와 맞물리면서 캐디가 서비스하는 시스템이 일본에서 대세가 됐고, 일본 골프장의 영향을 받은 한국도 같은 방식을 들여왔다. 캐디가 도와줘야 하는 골프 라운드가 자리 잡은 배경이다. 캐디 한 명이 여러 고객을 서비스하는 최적의 방식이 5인용 카트였다. 골퍼 옆에 골프백이 있으면 경기 속도가 빨라지고 샷을 할 때 들이는 시간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카트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또한 지금껏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싱글에 장착된 ‘메이트 시스템’은 경기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대화형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메이트 시스템 기능 중 하나인 영상 대화를 사용해 동반자와 얼굴을 보며 대화도 가능하고 특정 동반자와 귓속말도 할 수 있다. 


또한 중앙 관제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에 대한 통제 및 모니터링도 가능하며 싱글 앱을 사용해 플레이어가 직접 결제하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각 카트 위치에서 핀까지 거리를 알려주기 때문에 캐디나 거리 측정기 없이도 플레이할 수 있다. 골퍼가 샷을 할 때마다 다양한 데이터가 쌓인다. 모든 샷 데이터가 메이트모빌리티 서버에 축적되면서 결국 빅데이터를 보유한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클럽 피팅을 하면 실제 샷을 기준으로 한 클럽 선택도 가능하다. ”


메이트모빌리티는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구축했다. 일본의 스포츠용품을 주도하는 제비오(Xebio)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올해 말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각종 제약이 많은 한국과 일본 시장을 넘는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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