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한국 시각) 나흘간 열리는 올해 마스터스에는 안병훈(33), 김시우(29), 임성재(26), 김주형(22) 등 ‘코리안 브러더스’ 4인방이 출전한다. 88회를 맞은 이 ‘꿈의 무대’에서 아직 한국인 우승자는 없다. 최경주가 3위(2004년), 임성재가 2위(2020년)를 한 게 ‘그린 재킷’에 가장 가까이 갔던 사례.
이 4인방은 ‘챔피언스 디너’에 한식(韓食)을 올려보겠다는 각오로 이번 마스터스 출사표를 던졌다. 챔피언스 디너는 전년도 우승자가 대회 전 자신이 고른 메뉴로 역대 챔피언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관행. 마스터스 우승과 더불어 내년에 K푸드를 또 한 번 세계에 알리는 장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다. 최경주(54)는 한때 “청국장을 대접하겠다”고 했다가 “외국 선수들이 입에 대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니 된장찌개와 갈비를 내놓겠다”고 바꾸었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임성재는 “세계인이 좋아하는 갈비를 직접 구워 대접하겠다”고 밝혔다.
안병훈/KPGA 제공김주형이 2023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마스터스 아시아 선수 최초 우승은 2021년 마쓰야마 히데키(32·일본)가 차지했다. 여러 코스를 돌며 열리는 다른 메이저 대회에 비해 마스터스는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55야드) 한 곳에서만 열린다. 미국 선수가 아니더라도 선수들 코스 이해도가 깊다.
“마스터스는 퍼팅 경연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오거스타는 크고 경사가 심한 그린 위에서 승부가 갈린다. 자칫 3퍼트가 나오기 쉬운 곳이라 홀 근처에 공을 보내는 아이언 샷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페어웨이 폭이 넓고 다른 메이저 대회에 비해 러프가 깊지 않아 신체 조건이나 파워가 부족한 아시아 선수들도 우승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김시우는 이번이 8번째 도전이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오거스타를 밟는 김시우는 첫해를 제외하고는 6번 모두 컷을 통과했다. 2021년 공동 12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김시우는 “처음엔 긴장도 많이 하고 코스도 어려운 느낌이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재작년부터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그는 “파3 콘테스트에 아내, 아들과 함께 참석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5년 연속 출전하는 임성재는 2020년 준우승과 2022년 공동 8위, 지난해 공동 16위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려 기대가 크다. 임성재는 “한 계단만 더 올라가고 싶다”며 내심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처음 마스터스 무대를 밟아 공동 16위를 했던 ‘영건’ 김주형은 올해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올해 부진을 만회하는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
4년 만에 마스터스에 복귀(통산 5번째)하는 안병훈은 “워낙 좋아하는 코스여서 상승세를 타는 올해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0년 처음 출전했던 안병훈은 2017년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해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골프 마스터스 도전은 51년 전인 1973년 한장상(83) 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처음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