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여자골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패티 타와타나낏(25·태국)이다. 지난달 유럽여자프로골프(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여자골프의 거센 태국 바람을 이끌고 있다.
거침없는 장타로 ‘여자 디섐보’란 별명을 가진 타와타나낏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1억원)에서도 위력적인 샷을 펑펑 날리고 있다. 8일 2라운드까지 한국의 김재희(23)가 선두(10언더파 134타)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타와타나낏도 황유민(21), 전예성(23), 오수민(16)과 나란히 공동 2위(8언더파 136타) 그룹을 형성했다. 오수민은 이번 대회에 초청받은 국내 유망주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같은 기간 중국 하이난에서 미 LPGA투어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타와타나낏은 “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골프 인생의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타와타나낏은 4년 전부터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10일까지 싱가포르의 명문 클럽인 타나메라 컨트리 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진행되는 이 대회에는 한국 선수 78명과 싱가포르(6명), 태국(5명), 필리핀(5명), 미국(3명), 말레이시아(3명), 호주(2명), 대만(2명), 인도네시아(2명), 뉴질랜드(1명), 인도(1명) 등 11국 108명이 뛰고 있다. 싱가포르 여자오픈이란 이름대로 싱가포르 골프협회(SGA)가 공동 주관하는 싱가포르 내셔널 타이틀 대회도 겸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22년 12월에 열렸던 제1회 대회에 이어 2회째다. 싱가포르의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 킴벌리 기자는 “아직 골프 수준이 높지 않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 미 LPGA투어와 KLPGA투어 선수들이 참가해 이렇게 수준 높게 열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열리는 이 대회가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해외에 나오면 KLPGA투어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느낀다”며 “경기 외적인 매너와 행동 하나하나에 더 주의하게 된다”고 했다. KLPGA 개막전은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열린 적이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의 금융 허브로 위상이 더욱 강화된 2022년부터 싱가포르 내셔널 타이틀 대회를 겸한 KLPGA투어를 열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이 1973년 개설돼 지난해 총자산 3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300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를 사랑하는 한국의 많은 팬들이 토트넘을 응원하는 것과 같은 일이 골프 마케팅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스타 선수를 후원하고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브랜드 가치가 현지에서 기대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10년간 LPGA투어 대회를 연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하나금융그룹 골프단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오수민을 비롯한 한국의 유망주들과 함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 호주 교포 이민지, 태국의 타와타나낏과 자리비 분찬트 등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일본에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와 함께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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