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4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앞두고 PGA투어 크리스천 하디(49·미국) 수석 부사장이 2박 3일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PGA투어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국제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중추 역할을 맡는 인물이다.
PGA투어는 올해 1월부터 시즌을 시작하는 단년제로 바꾸고, 정상급 선수 50~70명 안팎이 출전하는 총상금 2000만달러짜리 시그니처 대회(특급)를 8개 만드는 등 변혁을 시도했다. 그는 “스타 선수들이 연초부터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8월까지 투어에 전념하고 나머지 기간 휴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며 “시그니처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변화가 옳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휴식’이 PGA투어에서도 가능하도록 변화를 준 것이다.
하디 부사장은 CJ와 현대차 등 PGA투어 후원 기업과 투자를 희망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김원섭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임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도 강구했다. PGA투어가 주최하는 미국과 세계연합팀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한국은 2015년에 이어 2032년에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디 부사장에게 PGA투어와 LIV 골프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관계를 물어보았다. PGA투어와 DP월드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LIV골프를 출범시킨 지 1년 만인 지난해 6월 ‘3자 합병’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마무리 짓기로 한 합병 마무리가 돌연 올해 3월로 연기됐다.
LIV골프는 지난해 12월 3억~6억달러로 추정되는 거액 계약금을 주고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욘 람(30·스페인)을 영입해 올해 예정한 14개 대회를 차례로 치르고 있다. 지난 1일엔 PGA투어가 투자 컨소시엄 스트래티지스포츠그룹(SSG)에서 30억달러 투자를 받아 영리법인 PGA 투어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PGA투어는 선수 200여 명에게 지명도에 따라 차등을 주는 주주 자격을 줄 계획이다. PGA투어 엔터프라이즈란 명칭과 30억달러는 지난해 PIF가 독점 투자권을 요구하며 약속한 내용과 판박이다.
하디 부사장은 낙관적이었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긍정적인 협의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직설 표현은 자제하지만, PGA투어가 ‘진영 대결’에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LIV골프는 지난 2년간 필 미켈슨(54), 더스틴 존슨(40), 브룩스 켑카(34), 브라이슨 디섐보(31·이상 미국) 등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고 단체전, 컷 탈락 없는 54홀 경기, 동시 티오프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했지만, 시청률이 PGA투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저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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