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나란히 메달을 딴 한·중 핑퐁 스타 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33)에게는 운명처럼 올림픽의 해마다 질문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하루 앞두고 안병훈은 한국 미디어와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올림픽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안병훈은 “정말 나가고 싶은데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며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해서 나가고 싶다”고 했다. 안병훈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했지만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다. 올림픽에는 국가별 두명씩 출전권이 주어지는 데 세계 15위 이내에 들면 한 국가에서 4명까지도 나갈 수 있다. 이번 주 안병훈의 세계 랭킹은 44위로 김주형(17위)과 임성재(31위)에 이어 세번째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6월말까지 성적을 끌어올려야 한다. 안병훈은 “부모님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신 분이어서 주목을 받게 되는데 부모님께서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대나 이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으신다”고 했다.
안병훈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더 센트리에서 4위에 오르고, 이어 열린 소니 오픈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하와이에서 2주 연속 열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페블비치 프로암에서는 공동 31위, 피닉스 오픈에서는 공동 66위였다.
안병훈은 “하와이에서 열린 두 대회는 코스가 나랑 잘 맞아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이번 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도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잘 칠 수 있는 곳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지난해 하반기 도핑 성분이 든 김기약을 잘모르고 먹어 3개월 출장 정지를 당했지만 전화위복이 됐다고 했다. 3년 전부터 타이거 우즈의 전 코치였션 션 폴리와 함께 하는 안병훈은 “2시간 정도 레슨을 받는다고 치면 45분 정도 골프 스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머지는 마음가짐과 인생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안병훈은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해 준우승을 5차례 하고 아직 우승은 없다. 안병훈은 “성적에 집착하면 좋아하는 골프를 오래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플레이 자체에만 신경을 쓰려고 노력한다”며 “아무래도 우승 경쟁에 들어가면 심장박동이 빨라지지만 최대한 천천히 치려고 노력하고 첫 홀 때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지난주 “관중의 축제 분위기가 선을 넘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 피닉스 오픈을 마치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모든 홀이 통제 불능”이라는 글을 올렸다. 안병훈은 “가족이 생기면서 소셜 미디어에 의견을 이야기하는 빈도가 줄었지만 제 생각을 팬과 공유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며 “피닉스 오픈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는 대회이긴 하지만 올해는 확실히 경기에 큰 방해가 될 정도로 경기에 개입하는 팬들의 행동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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