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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골프 여제 박인비(35)는 지금 새로운 도전을 눈앞에 뒀다. 내년 파리 하계올림픽(2024년 7월 26일~8월 11일)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히는 게 목표다.


전부 잘 해내고 싶어요 - 18일 박인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후보가 몸 푸는 동작을 취했다. /장련성 기자

골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골든 슬램(4대 메이저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LPGA 21승)을 이룬 그는 “뭐 하나 쉽게 이뤄지는 것 없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골프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선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자택 인근에서 그를 만나 IOC 선수위원에 대한 비전과 앞으로 골프 인생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물었다.

박인비는 지난 4월 20일 딸 인서를 낳았다. 딸 이야기를 묻자 웃으면서 “임신과 육아 체질인 것 같다”고 했다. 한 번도 입덧을 하지 않았고 아이가 보챌 때도 전혀 짜증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3개월간 잠을 잘 못 자던 시절이 벌써 그립다”며 “인서 동생을 가질 여건이 되면 그럴 생각이다”라고 했다. 평소 대회가 없을 때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편이었지만 요즘은 아침 일찍 일어난다. 인서가 일찍 일어나기 때문이다. 프로골퍼 출신인 아버지(KPGA 프로 출신 남기협씨)와 엄마를 닮아 인서가 골프를 하겠다면 어떻게 할까. “예전엔 골프가 너무 힘들어서 안 시킬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열심히 도와줄 생각”이라고 답했다.

박인비는 LPGA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영구 시드를 갖고 있다. 그는 “은퇴는 생각하고 있지 않고 정상급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준비가 되면 대회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박세리와 박인비를 비롯한 ‘세리 키즈’가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여자골프 위상은 몇 년째 내리막길이다. 박인비는 “지금 내림세는 지난 5~10년간 KLPGA투어가 풍족해지는 만큼 세계 무대에 도전하려는 선수들 수가 줄면서 서서히 누적된 것”이라며 “지금도 한국 여자 선수들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겨뤄보겠다는 도전 의식을 회복하면 된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태국과 중국을 비롯한 외국 선수들이 10대 후반에 이미 세계 무대에 등장하는 장면은 10년 전 한국 여자 골프가 먼저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 기간 중 위축됐던 한국 여자 골프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은 한국 여자 골프를 빛낸 1988년생 용띠 자매들이 태어난 용의 해다. 박인비를 비롯해 최나연, 신지애 등이 그들이다. 박인비는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골프는 완벽에는 다다를 수 없고 영광의 순간에도 슬럼프 기간에도 내일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르쳐줬다”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지난달 30일 IOC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신규 선수위원 후보 32명에 이름을 올렸다. IOC는 두 달간 세계 곳곳에서 지원한 후보자 130명 가운데 최종 후보 32명을 선정했다.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선수 1만여 명 투표로 최종 선출되는 IOC 선수위원은 4명. 경쟁률은 8대1이다. AP통신은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4개 올림픽 대회에서 육상 금메달 7개를 딴 앨리슨 펠릭스(미국)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이자 메이저 7승을 거둔 박인비가 유력한 후보”라고 소개했다. 이들 외에도 아론 실라지(펜싱·헝가리), 마리아나 파혼(사이클·콜롬비아), 발렌트 신코비치(조정·크로아티아), 카헤나 쿤츠(요트·브라질), 셰이크 살라 시세(태권도·코트디부아르), 제시카 폭스(카누·호주), 파울라 파레토(유도·아르헨티나)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최종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해 대한체육회 홍보대사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 10월부터 열렸던 목포 전국체전에도 다녀왔다. 박인비의 MBTI는 내향적인 ‘I’. 어린 시절 미국 골프 유학을 갔을 때 영어 인터뷰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2등을 할 만큼 내성적이다. 하지만 2013년 LPGA 투어 메이저대회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거두고는 미국 유명 토크쇼에 출연해 뛰어난 영어 실력을 보여준 완벽주의자 성향도 있다.

“골프는 저만 잘하면 됐지만 선거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도전이에요.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후보로서 아주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잘 준비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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