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23)은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선 연장전 끝에 준우승하면서 국내 팬들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한국에서 상위권 선수면 세계무대 어디에서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예전 한국여자골프의 공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성유진은 자신감도 얻은 덕분인지 5월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롯데오픈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었다.
성유진은 2019년 데뷔 초엔 쟁쟁한 동갑내기 동기들인 조아연, 임희정, 박현경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데뷔 첫해 상금 랭킹 85위에 그쳐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하지만 이후 2020년 상금 랭킹 32위, 2021년 28위, 2022년 19위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해이다.
성유진은 30일 강원도 용평의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한 KLPGA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8언더파 64타로 송가은(23), 이주미(28)와 함께 공동 선두를 이뤘다. 8언더파 64타는 2017년 최혜진이 이 대회 3라운드에서 기록한 코스 레코드(9언더파 63타)에 1타 뒤진 기록이다. 최근 왼손 엄지 방아쇠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성유진은 “임팩트할 때 통증이 살짝 남아 있으나 치료를 받아 많이 호전된 상태다. 현재 통증은 1부터 10이라고 쳤을 때 2-3정도다. 그래도 박인비, 리디아고 언니도 같은 부위가 아프다고 해서 잘 치는 선수들에게 나오는 부상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라며 웃었다.
사실 고도 700m에 조성된 버치힐 컨트리클럽은 업다운이 심하고 그린의 미세한 경사로 인해 코스 난도가 높은 골프장이다. 하지만 비로 인해 그린이 부드러워지고 최근 러프를 깊게 조성하지 않아 많은 선수가 타수를 줄였다.
지난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이주미는 “이 코스에서 아이언 거리를 잘 맞추지 못해서 고전했다”며 “올해는 클럽을 짧게 선택했는데 그런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송가은은 “전환 동작에서 팔이 조금 빨라서 깎이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하체 리드에만 신경 쓰면서 치자고 생각했더니 잘 됐다”며 “그린이 잘 받아주고 샷 감도 좋기 때문에 남은 라운드에도 공격적으로 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타수를 줄일 수 있는 조건들이 고루 갖춰져 있다. KLPGA투어 정상급 선수들의 공격 능력을 테스트하는 무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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