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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퍼트에 성공하고 주먹을 불끈 쥐는 제이슨 데이사진 PGA투어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36·호주)는 5월 15일(현지시각)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달러)에서 5년 만에 우승했다. 잦은 허리 부상에다 그를 골퍼로 키워준 어머니의 암 투병과 죽음으로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던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뽑아내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하며 한국의 김시우와 미국의 오스틴 애크로트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8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후 5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데이는 PGA투어 통산 13승째를 기록했다. 데이는 2015년 5승, 2016년 3승을 거두며 세계 1위에 올라 타이거 우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받았던 스타 선수다. 어린 시절 우즈가 쓴 책을 읽으며 골프의 꿈을 키운 대표적인 ‘타이거 키즈’인 데이는 한때 우즈의 후계자로 꼽혔으나 고질인 허리 부상에 시달리고 5년 넘게 암 투병하던 어머니가 2022년 세상을 떠나는 과정에서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내 엘리와 입맞추는 제이슨 데이사진 PGA투어


데이는 아일랜드 출신 이주노동자였던 아버지가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아이언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가난한 살림에 술주정을 하던 아버지였지만 데이가 여섯 살 때 골프장 회원으로 등록시켜 줄 정도로 아들을 사랑했다. 데이는 열두 살 때 아버지의 죽음 이후 알코올 중독에 빠지며 어두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런 데이가 최고의 골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필리핀에서 건너와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자식에게 헌신한 어머니 덕분이었다. 데이의 어머니는 집을 팔아 데이를 골프 코스가 있는 기숙학교에 입학시키며 아들의 꿈을 키워주었다. 2017년 폐암 수술을 받은 데이의 어머니는 1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데이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삶을 이어갔었다. 마침 어머니의 날에 열린 AT&T 바이런 넬슨 대회 마지막 날 데이는 어머니의 이름을 새긴 캐디 빕(캐디 상의 위에 입는 옷)을 입은 캐디와 함께 정상에 올랐다. 그는 우승을 차지하고는 “어머니도 하늘나라에서 틀림없이 기뻐하실 것”이라며 울먹였다. 역경을 딛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데이의 이야기를 PGA투어를 통해 들어보았다.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5년간의 침묵을 깬 제이슨 데이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 PGA투어

우승 소감이 각별했던 것 같다.
“가족과 함께 13번째 PGA투어 우승을 축하할 수 있어서 정말 특별했다. 마지막으로 우승한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네 명으로 늘어났고, 곧 또 한 명의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 이제 다섯 아이의 아빠가 된다. 아내 엘리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순간이었다. 어머니의 날 주간에 우승한 덕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을 캐디 빕 뒷면에 새길 수 있어서 더 바랄 게 없었던 한 주였다.”


눈물까지 흘렸다.
“내가 정말 우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잠시 눈물을 흘렸다. 2017년부터 암으로 투병하시고 작년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힘든 시간을 보낸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쳤다. 허리 부상으로 고생하던 시절도 떠올랐다.


솔직히 몇 년 전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다. 골프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 몸도 아프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솔직히 더는 골프와 인연이 없다고 느꼈다. 어쩌면 정말 좋은 커리어를 쌓다가 부상으로 은퇴한 선수 중 한 명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5년간의 고통, 극복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런 고민은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겪는 것이다. 내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아내 엘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는 늘 곁을 지키며 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습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응원했다. 트레이너와 캐디, 스윙 코치 등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힘든 시기 나의 모든 화와 짜증을 받아 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골프는 이렇게 주변의 도움이 없다면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스포츠다. 골프는 개인 스포츠이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팀과 함께해야 한다.”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였던 크리스 코모와는 어떻게 스윙 코치로 인연을 맺게 됐나.
“타이거(우즈)가 치핑 입스를 겪고 있을 때(2015년) 크리스가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 치핑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타이거를 코칭하던 그는 내 치핑에 대한 3D 바이오 테스트를 하면서 내 치핑 노하우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그날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가 골프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몸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클럽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정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골프 스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시도하는 것에 감명받았다. 그 뒤로 오전 2시에 골프 스윙에 대해 생각하다가 크리스에게 전화해서 ‘이런 생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보고는 다음 날 바로 연습을 한 적도 종종 있다. 처음 1년 반 동안 우리는 몸의 움직임을 연습하면서 내가 괜찮은 스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제는 원하는 만큼 강하게 스윙해도 몸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골프는 정말 변화가 많은 운동 같다.
“골프는 하루하루가 다 다른 것 같다. 파도와 같다. 잘할 때보다는 못할 때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다시 압박감을 극복하고 우승하는 법을 배웠다.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할 때 도움이 된 좋은 샷들은 6개월 전, 1년 전, 2년 전에 수많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 노력 때문에 현재 이 정도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우승이라, 그 어떤 우승보다 더 기뻤다. 즉각적인 보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꿈꾸나.
“좋은 골퍼에서 위대한 골퍼로 발전하려면 메이저 대회에서 더 승수를 쌓아야 한다(데이는 2015년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대회 1승을 거두었다). 지금 세계 1위 자리를 다투는 스코티 셰플러(미국), 욘 람(스페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처럼 매주 우승하고, 투어를 지배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만큼 일관성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안에 있는 나라는 경쟁자를 이겨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간 많은 일을 겪으면서 심리치료사와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을 계속 상상하는 훈련을 해왔는데 마침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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