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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데뷔 2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오른 정찬민(왼쪽) 선수. 사진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드라이버로 가볍게 340야드를 넘기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의 장타왕 정찬민(24)은 5월 7일 아시안투어를 겸해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데뷔 2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올랐다. 5월 6일 내린 폭우 때문에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된 이 대회에서 정찬민은 합계 16언더파 197타를 기록, 공동 2위(10언더파)인 이정환과 송민혁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해 상금 3억원과 코리안투어 5년 시드, 아시안투어 2년 시드를 확보했다. 국내에선 보기 어려웠던 초장타자의 우승에 국내 팬과 미디어 반응은 뜨거웠다. 아시안투어도 홈페이지에 ‘‘코리안 헐크’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전했다. 코리안 헐크라는 별명은 몸집을 불려 400야드 초장타에 도전했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한때 헐크라고 불렸던 데서 비롯됐다. 국내에선 지난 3월부터 정찬민이 턱수염을 기른 모습과 키 188㎝에 100㎏이 넘는 거구가 세계 1위 욘 람(스페인)과 닮았다고 ‘정람’이란 별명을 붙여 주었다.

정찬민은 어린 시절부터 장타와 관련된 일화가 넘치는 선수다. 2016년 대구CC에서 열린 송암배 당시 고교 2학년이던 그는 최종 라운드 15번 홀(파5·448m)에서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290m를 날리고 8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해 이글을 잡았다. 정찬민 자신이 꼽는 드라이버 최고 기록은 405야드(약 370m)다. 국가대표이던 2017년 디오픈이 열리는 잉글랜드 로열 리버풀골프장에서 열린 영 챔피언스트로피 대회 파 4홀에서 드라이버를 쳤는데 공이 그린 너머 프린지에 떨어졌다고 한다. 국가대표 코치를 지내고 지금은 정찬민을 지도하는 박준성(46) 코치(부산 아시아드컨트리클럽 아카데미)는 “오랫동안 많은 선수를 봤지만 정찬민의 장타는 차원이 다르다”며 “비거리와 정확성을 모두 따질 때 대한민국 최장타자라 불러도 손색없다”고 했다.

정찬민이 트랙맨을 통해 측정한 자료를 보면 드라이버 365야드에 클럽 스피드 129.6마일, 볼 스피드 192.2마일이다. 비거리와 볼 스피드 모두 미 PGA투어에서도 최정상급이다. 

정찬민은 중학 시절 하루 1L씩 우유를 마시고 줄넘기를 2000개씩 하며 3년 동안 키 30㎝가 자랐다. 열 살 때 골프를 시작하며 몸집을 키워서 장타로 승부를 보기로 아버지와 약속한 덕분이다. 지난해 정찬민은 평균 드라이버 317.1야드를 기록했다. 올해는 평균 341야드를 기록 중이다. 이런 정찬민을 중학 시절부터 유심히 지켜보고 꿈을 키워준 지도자가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박준성 코치다. 그는 정찬민을 비롯해 남녀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 선수 10여 명을 지도하고 있다. 고교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던 정찬민은 아마추어 국가대표팀을 끝내고는 지금까지 박 코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찬민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박 코치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여기까지 잘 지도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했고, 박 코치는 “우리 목표인 미 PGA투어 대회 우승까지 계속 달려가자”고 의기투합했다. 미 PGA투어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장타 능력에 섬세한 쇼트게임과 퍼팅 능력을 장착하기 시작한 정찬민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해온 박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준성(작은 사진) 코치와 ‘장타왕’ 정찬민이 샷을 날리는 모습. 사진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정찬민은 엄청난 장타를 치면서도 거의 OB(아웃오브바운즈)가 없다.
“정찬민 프로를 지도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국내 코스는 정 프로처럼 멀리 치는 장타자가 실전에서 드라이버를 잡을 곳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드라이버를 안 잡으면 가장 강력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셈이다. 드라이버를 마음껏 칠 수 있도록 코스에 따라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정 프로는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인 스릭슨 투어에서 처음 2년간 고생하다 3년째 성적을 내면서 1부 투어로 올라왔다. 장타자들의 숙명이라고 하지만 티샷이 삐끗하면 너무 쉽게 스코어를 잃었다. 주로 공이 왼쪽으로 급하게 휘는 훅이 문제였다. 그래서 드라이버 샷 구질을 낮게 날아가다 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로 페이드(low fade) 구질로 바꾸었다. 비거리는 20m가량 줄지만 왼쪽으로 휘는 공은 완전히 배제했다. 왼쪽은 닫아 놓고 칠 수 있도록 했다. 1부 투어에선 비거리를 좀 더 내기 위해 탄도를 더 높여서 하이 페이드를 치거나 클럽을 약간 닫아 놓고 오른쪽으로 밀어 치는 푸시볼을 칠 수 있도록 했다.”

공을 멀리 똑바로 치는 건 모든 골퍼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비결이 있을까?
“멀리 치는 비결은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다. 자기 허리 회전과 몸 밸런스를 파악해서 스윙 아크를 최대한 늘리는 것이다. 스윙 스피드를 최대한 끌어내는 원리는 백스윙이 정점으로 올라가는 타이밍에 왼쪽 골반을 열어주는 것이다. 일종의 엇박자 스윙이다. 정 프로는 체격이 크지만 아주 부드러운 몸을 갖고 있다. 공을 똑바로 치는 비결은 30㎝의 비밀에 있다. 임팩트 구간인 볼 뒤 20㎝부터 볼이 맞고 나서 10㎝ 지점까지 클럽 헤드가 목표 방향을 향하도록 유지하는 것이다. 일찍 손목을 돌리면 장타를 치는 선수들은 공이 아주 심하게 왼쪽으로 감긴다. 정 프로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때 손목을 거의 쓰지 않는다. 어깨와 허리 회전 등 큰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관성이 높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과 퍼팅도 지난해보다 많이 좋아졌다.
“투어 프로의 성적은 홀까지 100m 거리 이내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 프로는 46도 피칭 웨지와 52·56·60도 웨지를 사용한다. 100m 이내 거리에서 샷의 목표는 홀에 공을 바로 집어넣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웨지를 갖고도 다양한 거리를 보낼 수 있도록 훈련했다. 예를 들면 56도 웨지를 갖고도 페이스를 열고 닫음으로써 52도나 60도 웨지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타자이면서도 정 프로는 섬세한 어프로치 샷을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공을 높이 띄워서 그린 위에 바로 세우는 로브 샷을 자주 활용했다. 프로도 실전에서는 실수가 두려워 굴리는 샷을 하는데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퍼팅은 2부 투어 그린 스피드가 느린 편이다. 때리는 퍼팅을 하다가 1부 투어의 빠른 그린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해 고전했다. 하지만 동계 훈련 기간 부드럽게 굴리는 퍼팅에 많이 익숙해졌다.”

PGA투어가 목표라고 했다.
“정 프로는 적응만 하면 마음껏 장타를 칠 수 있는 PGA투어에서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난해 PGA 2부 투어 파이널까지 갔지만 풀 시드를 받지 못했다. 국내와 아시안 투어에서 뛰다 PGA 2부 투어에 다시 도전한다.”

정 프로의 턱수염이 인상적이다.
“지난 3월 PGA 2부 투어 개막전이 칠레에서 열렸다. 대회 가기 전에 프로다운 개성을 만들어 보자는 뜻으로 권했는데, 정 프로도 좋아했다. 마침 세계 1위 욘 람도 턱수염을 기르면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정 프로와 첫 인연은.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시절 송암배에 출전한 정찬민을 처음 보았다. 몸이 부드럽고 공을 멀리 쳤다.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팀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고등학교 때 들어왔다. 국가대표를 지도하면서 임성재, 정찬민 같은 훌륭한 재목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어떻게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나.
“미국에 유학하던 고교 시절 타이거 우즈와 함께 라운드를 해본 적도 있다. 1990년대 후반 국내에서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PGA투어에서 뛰고 싶어 미국으로 건너가 부치 하먼, 데이비드 레드베터, 행크 헤이니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최고의 지도자들에게 모두 배워보았다. 나는 2부 투어에 몇 차례 뛰어보는 데 그쳤지만 한국의 더 많은 선수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걸 보고 싶었다. 아무리 유명한 지도자에게 배워도 스스로 깨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깨우침은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의 믿음과 소통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함께 꿈을 꾸는 삶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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