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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 LPGA투어와 KLPGA투어가 공동 주관한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기뻐하는 장하나. /KLPGA 박준석 사진작가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장하나(33)를 만나고 돌아와 새삼 그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했다. ‘하나자이저(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나타내는 별칭·이름에 에너자이저를 붙인 조어)’라 불리던 그는 “요즘은 운동 많이 하면 자꾸 담이 결려요”라며 웃었다.

장하나가 2022년 승마복을 입고 KLPGA투어 홍보 모델 사진을 찍던 모습. /KLPGA

처음 눈길을 끈 기사는 2016년 2월8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다. 제목은 ‘지난 주말 최고의 우승 세리머니는 수퍼볼이 아니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나왔다(The weekend’s best winning celebration came from the LPGA Tour, not the Super Bowl)’. 장하나가 미 LPGA투어 코츠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고는 멋진 검객 세리머니를 하자 나온 반응을 담았다. 퍼터를 한 손으로 두 바퀴 돌리고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는 동작이 칼집에 검을 꽂아 넣는 듯 보였다. 한쪽 무릎을 꿇는 멋진 마무리에 팬들 환호성이 쏟아졌다. 장하나는 초등학교 1~4학년 때 배운 해동검도가 4단이다. 기쁨을 검에 빗대 표출한 것이다. 국내외를 떠나 이런 멋진 세리머니를 하는 선수는 드물다.


하지만 미 LPGA투어 홈페이지에 실린 사무라이 스타일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했다. 장하나는 자주 뛰어난 실력과 에너지 넘치는 모습 못지않게 예상 밖의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미 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파4홀 홀인원을 하고는 그린에서 홀을 향해 한국식으로 넙죽 절을 하는 장면 등 뛰어난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장하나는 미 LPGA투어 5승, KLPGA투어 15승(LPGA투어 공동 주관 1승 포함) 등 19승을 거두었다. KLPGA투어 사상 최초로 상금 50억원을 돌파했고 통산 상금 2위에 올라 있다.

장하나는 지난해 4월 병가(메디컬 익스텐션)를 낸 이후 1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무대에 복귀한다. 장하나는 지난 2년간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10여 년 전 다친 발목 부상이 원인이었다. 4월3일 개막하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통해 복귀하는 장하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년 만에 복귀하는 기분은?

“연습장에서 훈련하는데 한 팬이 ‘장 프로, 은퇴하지 않았나요’라며 궁금해하셨다. 자주 우승하던 선수가 잘 보이지 않아 은퇴한 걸로 착각했다 하시더라. 제가 별도 은퇴식은 하지 않고 때가 되면 떠날 것이라고 한 적은 있다. 지난 3년간 슬럼프와 부상으로 예전의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솔직히 당장 우승 경쟁을 벌일 수준까지 회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행복한 골프, 즐거운 골프를 꾸준히 보여 드리면서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장하나의 시간은 20대에 멈춰 있다. 어쩌면 초등학교 시절 방한한 타이거 우즈로부터 “더 가르칠 게 없는 완벽한 스윙을 한다”는 칭찬을 들었던 주니어 시절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저도 믿기지 않는다. 벌써 우리 나이로 서른넷이다. 저도 마음은 20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30대가 되니 조금 무리하면 담이 잘 걸리더라. 하하하.”

-가장 최근 우승이 2021년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다. 4년이 지났다.

“24년 골프를 치면서 여러 선수를 보았고, 여러 경험을 했다. 슬럼프는 예고하지 않는다, 순식간에 찾아온다. 잘될 때는 작은 실수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슬럼프에 빠지면 임팩트가 크게 온다. 슬럼프가 아닌 것 같다가도 슬럼프로 넘어간다. 안 좋았던 기간이 긴 게 아닌데 갑자기 그렇게 됐다. 주변에서 연구대상이라고 말씀이 많다.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골프가 안 돼서 메디컬을 생각한 것은 아니다. 12년 이어진 발목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는 선수 생활이 흐지부지 끝날 것 같았다.”

-장하나의 발목을 잡은 부상은 무엇인가?

“2013년 10월 블루헤런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14회) 때였다. 2라운드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 앞에 큰 벙커 턱에 떨어졌다. 어드레스 자세가 잘 나오지 않는데 치다가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다쳤다. 스물한 살 어린 시절이니까 아픈 게 있어도 낫겠지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그냥 두었다. 그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포함해 4승을 거두었다. 10년이 지나면서 발목이 점점 더 아파지기 시작했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면 통증이 점점 더 커진다. 결국 한계에 도달했다.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재활을 하지 않으면 다시 뛸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

-초등학생 때 골프를 시작해 처음 1년을 쉬었다.

“발목 부상 치료와 재활을 열심히 했다. 골프에 대한 열정을 끌어올리고, 골프를 하면 행복해지는 행복 회로를 다시 돌릴 수 있도록 했다. 10살 때 골프를 시작해 24년 동안 골프만 생각하면서 쉬는 해 없이 달려왔다. 안 해본 것도 못해본 것도 많다.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인생에 골프가 빠지면 섭섭하다. 그동안 최선을 다한 만큼 1년은 쉬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메디컬 익스텐션을 신청하고 7개월 동안 클럽을 잡지 않았다. “

-갑자기 많은 시간이 생겼을 텐데.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한다. 지금은 캔버스에 그리는 것 좋아한다. 그림 그리는 골퍼가 많다. 손 자체가 예민해야 하고, 뭘 많이 보는 직업적인 특징 때문인 것 같다. 요리도 많이 한다. 주로 반찬을 만든다. 며칠 전 깍두기 담았는데 엄마가 맛있다고 시합 가기 전에 담그고 가라고 하셨다. 엄마 따라 요리학원 다니고, 집에서 고양이, 강아지와 함께 즐겁게 지냈다. 노는 게 재미있어질 때 복귀하게 됐다. 주변 친구들 많이 도와줘. 골프를 가자고 하더라. 직업 골프 말고 웃고 떠들고 안에서 자빠지기도 하고. 직업으로 하면 공이 안 맞으니까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100돌이 친구들은 일부러 제 공을 발로 차고 다니기도 한다. 학교와 사회에서 만난 선후배들이다. 아는 삼촌하고도 치러 간다. 웃으면서 친다. 너무 잘 맞는다. 애들이 지금 시합 신청해서 나가라고 하더라. 골프는 확실히 심적인 게 큰 것 같다.”

-강아지, 고양이와 찍은 사진도 많다.

“애견 카페 다니면서 학부형 친해지듯 친해진 분들도 많다. 강아지 다섯 마리,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운다. 집에 가면 너희 때문에 돈 번다고 이야기한다. 제 새끼들이다.”

-실전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시 훈련을 재개하면서 골프라는 경기에 익숙해지려고 했다. 4시간 반 동안 코스를 걸으면서 치려니 너무 힘들다. 나흘간 치려면 체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 부상없이 1년을 마무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꾸준히 발목 재활도 해야 한다. 재미있게 행복하게 골프 하고 싶다.””

-복귀하면 어떤 골프를 보여줄 것인가.

“슬럼프 때 샷이 완전히 무너지다 보니까 어떻게든 살려고 살기 위한 기술이 늘었다. 쇼트 게임이 받쳐주니까 샷만 돌아오면 우승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지난 동계 훈련 때부터 문찬기 프로에게 배우고 있다. 문코치는 저보다 어리다. 누나 누나 하면서도 할 말 다한다. 누나는 스윙이 좋았던 적이 없고 타이밍이 좋았다. 스윙보다는 타이밍을 추구해야 한다. 어떤 스윙이든 타이밍만 맞추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한국의 대회 코스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장타 능력은 갈수록 좋아진다. 거리가 달리는 점을 보완할 노련미가 있어야 한다. 한국이 점점 골프 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노장 프로로서 조금 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목표는?

“문 프로는 늘 가스 라이팅 하듯 이야기한다. 예전의 누나처럼 치려고 하지 마라, 예전의 날카로운 샷은 아직 나오지 않으니 조금 유하게 쳐라. 오른쪽 핀이면, 중간을 보고 주니어처럼 편하게 쳐라. 공을 예민하게 맞힐 수 없으니 구석으로 치지 마라. 옛날 경기 방식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받지 마라. 편하게 쳐라. 골프는 편하게 쳐야 한다고 말한다.”

-활달한 성격 아닌가. 22년간 KLPGA투어 사진을 담당한 박준석 사진작가는 표정이 풍부하고 활발한 장하나 프로가 사진을 찍기 가장 좋은 선수라고 평했다.

“제 MBTI는 I이다. E인 줄 아는데 완전 I이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잘 말을 못하고, 모임에 가도 구석에 앉는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골프복만 입으면 성격이 달라진다. 직업의식이 투철하다고 해야 할까. 평상시 표출하지 못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 같다.”

-열성팬이 많은 골퍼다.

“지금도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께 뭐라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지난해 팬클럽 분들과 14년 만에 처음 사적인 모임을 가졌다. 예전엔 대회만 보여 드려서 아쉬움이 있었다. 어떻게 채워 드릴까. 팬분 제의로 라운드도 하고, 스크린 골프도 치고, 저녁도 함께했다. 처음 하는 일이다. 아직도 사랑해주시는 팬 분들 많으니까 정말 좋다. 필드에서도 업그레이드된 장하나를 보여 드리고 싶다.”

-복귀전 기대는?

“첫 시합은 동래 베네스트에서 열리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이다. 예전 남자 프로님들 대회가 열리던 유서깊은 코스다. 코스가 넓고 좋다.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한 홀씩 경기를 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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