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PGA투어에서 16승을 거둔 잭 버크 주니어(99·미국)는 퍼팅의 의미와 중요성을 이렇게 설파했다. 골프 점수에서 퍼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보통 40% 안팎이다. 90타를 깨지 못한 상당수 주말골퍼의 경우는 퍼팅의 비중이 50%를 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퍼팅 연습은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 연습의 10분의1도 안 한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을 잘 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배울까? 그립을 제대로 쥘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퍼팅도 그립이 절반이다. 쇼트게임 스페셜리스트인 김규태 코치는 “스트로크에 큰 동작이 필요하지 않은 퍼팅은 다른 샷에 비해 그립을 쥐는 방법도 다양하다”며 “각 그립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면 자신에게 잘 맞는 그립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퍼팅이 잘 안 될 때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일반적인 오버래핑(컨벤셔널) 그립부터 알아보자.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손이 왼손보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손가락이 일부 겹쳐지게 잡는 게 오버래핑 그립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그립이다. 이 그립을 쥐는 대표적인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오버래핑 그립의 장점은 두 손을 같이 움직이는 것이 편안하며 손목의 움직임을 필요에 따라 쉽게 줄이고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퍼터 스트로크가 아크 형태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좋다. 한마디로 편안하게 손을 갖고 놀 수 있다.
하지만 손목을 완전히 고정한 채 직선으로 퍼터를 움직여 방향성을 높이려는 이들에겐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나온 게 다른 클럽에서는 하기 어려운 크로스 핸디드 그립이다. 왼손이 오른손보다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역(逆) 그립이라고도 한다.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처음 골프를 배우던 때로 돌아간다면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퍼팅을 배울 것이다”라고 자주 말했다. 그만큼 방향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그립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골퍼는 역대 가장 퍼팅 실력이 뛰어난 골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박인비다.
크로스 핸디드 그립은 왼손이 타깃 방향을 가리켜야 하고 손이 퍼터와 일직선상에 놓여야 한다. 오른손은 기본 그립처럼 왼손과 겹쳐 잡는 방법도 있고 두 손의 간격을 띄워서 잡는 방법도 있다. 크로스 핸디드 그립의 장점은 손목 움직임이 적다는 점이다. 그래서 손목이 지나치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핸드퍼스트의 정도가 매번 다른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단점도 있다. 왼손으로 리드하는 퍼팅이어서 오른손잡이 골퍼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거리감을 맞히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김 코치는 “아이언 샷이 좋아 평균 퍼팅 거리가 짧다면 크로스 핸디드 그립을 배우는 게 좋지만, 매번 긴 퍼트를 자주 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조건 하나의 그립을 잡을 필요는 없다. 리디아 고는 짧은 퍼팅은 크로스 핸디드 그립으로, 긴 퍼팅은 일반 그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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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공을 홀에 넣는 게임이다. 골프백 속에서 공을 홀에 넣기 위해 디자인된 유일한 클럽이 바로 퍼터다. 왜 퍼팅부터 배우지 않는가?(The only club in the bag specifically designed to get the ball in the cup is the putter. Why not learn it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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