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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골프 오디세이 <75> 

김규태의 스코어 줄이는 퍼팅과 쇼트 게임 마법 (2) 쇼트 게임

100m 이하 거리의 쇼트 게임을 잘하려면 촘촘한 그물망 같은 자신만의 거리표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세 가지 탄도를 구사할 줄 알면 고수가 된다. 우선 스윙 크기에 따라 10m씩 거리 차가 나도록 한다. 사진 왼쪽부터 하프 스윙(사진 1), 스리쿼터(3/4)스윙(사진 2), 허리 높이 스윙(사진 3)이다. 세 가지 공 위치는 가상의 시계를 생각한다. 사진 4, 5에 보이는 것처럼 중간 탄도의 공 위치는 클럽헤드 페이스가 우리 몸 배꼽과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이 공 위치를 시계의 한복판에 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5시 방향으로 클럽헤드 한 개 위치에 공을 놓게 되면 (사진 4) 낮은 탄도의 러닝 어프로치가 된다. 중간 탄도의 공 위치를 기준으로 11시 방향으로 클럽헤드 한 개 위치에 공을 놓게 되면(사진 5) 띄우는 어프로치가 된다. / 사진 민학수 조선일보 기자

장타는 펑펑 때리면서 그린 주변에만 가면 쩔쩔매는 주말골퍼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쇼트 게임은 기막힐 정도로 잘하는데 영 비거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반쪽 골퍼’로는 고수가 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장타와 쇼트 게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정상에 설 수 있다. 몸집 20㎏을 불려 비거리 400야드에 도전하는 ‘헐크’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실은 쇼트 게임과 퍼팅 능력에서 정상급이기 때문에 코스 세팅이 까다로운 US오픈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김규태 코치(쇼트 게임과 퍼팅 스페셜리스트)는 “쇼트 게임의 다운스윙을 보면 클럽헤드가 약간 먼저 움직이고 팔, 상체, 하체순으로 움직이게 된다”며 “이는 드라이버를 비롯한 긴 클럽을 사용하는 롱 게임에서 다운스윙할 때 하체, 허리, 상체, 팔, 클럽 헤드순으로 움직이는 것과 정반대”라고 말했다. 운동에너지가 전달되는 순서가 정반대이기 때문에 파워 스윙의 움직임에만 익숙한 사람은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을 할 때 효율적으로 몸을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반대로 쇼트 게임을 잘하더라도 파워 스윙에선 약점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롱 게임과 쇼트 게임의 이런 차이와 특징을 잘 이해하면서 연습하면 고수로 가기 위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네 가지 스윙 크기로 거리 조절

쇼트 게임은 거리감이 생명이다. 아이언은 클럽마다 10m 안팎의 거리 차가 나도록 클럽의 길이와 로프트 각도가 서로 다르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피칭 웨지로 공략하는 거리보다 짧은 30~100m는 어떻게 거리를 조절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주말골퍼가 많다. 연습량이 많지 않은 주말골퍼가 일관성 있는 거리감을 갖기는 쉽지 않다. 드라이버 잘 치고 아이언도 제법 잘 맞는데 그린 주변에서 철퍼덕 실수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쇼트 게임의 고수가 되려면 샌드웨지와 갭 웨지, 피칭 웨지를 사용해 촘촘하게 자신만의 거리표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웨지마다 스윙 크기에 따른 거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풀스윙과 스리쿼터(3/4)스윙, 하프스윙, 허리 높이 스윙 등 네 가지 스윙 크기에 따른 자신만의 거리표가 있어야 한다. 보통 네 가지 크기의 스윙을 같은 힘, 같은 템포로 스윙할 경우 차례대로 10m의 거리 손실이 난다. 그리고 평소보다 그립을 1인치(2.54㎝)가량 내려 잡게 되면 추가로 5m의 거리 손실이 생긴다. 그러면 웨지마다 총 8가지의 거리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연습하면 주말골퍼도 4~5m 간격으로 컨트롤이 가능하다. 파 5홀에서 버디 찬스가 늘어나고 파 4홀에서 그린에 공을 올리지 못해도 큰 실수를 막을 수 있다. 더블보기는 줄어들고 버디 찬스가 늘어나면 몰라보게 타수가 줄어든다. 


그럼 30m 이내의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은 어떻게 해야 할까. 드라이버샷이 200m도 안 나가던 주말골퍼가 연습을 많이 한다고 갑자기 프로 골퍼처럼 300m 넘는 장타를 때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30m 이내 그린 주변에선 다르다. 주말골퍼 중 그린 주변에선 거의 기브(오케이) 거리에 어프로치샷을 할 수 있는 ‘어달(어프로치샷의 달인)’들을 볼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우선 기초부터 단단히 다져야 한다. 주말골퍼 중 어프로치샷을 할 때 오픈 스탠스를 선다면서 왼발을 오른발보다 한참 뒤로 빼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스윙 궤도가 지나치게 아웃사이드-인이 돼 사이드 스핀이 많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공이 그린에 떨어져도 바운스가 일정하지 않고 그린의 경사와는 관계없이 공이 움직인다.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정확하게 보낼 확률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에서 바람직한 오픈 스탠스는 뒤꿈치 기준으로 왼발을 오른발보다 뒤로 빼는 것이 아니라 왼발을 타깃 방향으로 열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스윙 궤도를 목표를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30m 이내 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항상 그립 끝이 몸의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 허리 높이 이내에서 스윙할 때는 하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상체의 전환 동작으로 공을 맞힌다. 이렇게 하면 그린에 떨어진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퍼팅한 것처럼 예측 가능하게, 부드럽게 굴러간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모든 클럽으로 각각 9개의 구질을 칠 수 있다고 한다. 


높은 탄도, 중간 탄도, 낮은 탄도 등 세 가지 탄도에 각각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스트레이트(직선), 페이드(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구질), 드로(왼쪽으로 살짝 휘는 구질) 등 세 가지 구질로 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우즈는 이보다 더 다양한 구질로 코스를 공략한다. 프로들이 다양한 탄도와 구질의 공을 칠 수 있도록 연마하는 것은 어떤 상황도 헤쳐나갈 수 있는 샷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에도 다양한 구질이 존재한다. 거리가 짧은 만큼 좌우로 크게 휘는 샷보다는 탄도 조절을 많이 한다. 주말골퍼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세 가지 탄도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그 효과는 기대를 뛰어넘는다. 그럼 어떻게 하는 걸까. 


공 위치를 세 가지로 하는 게 비법이다. 우선 중간 탄도의 공 위치를 설정한다. 중간 탄도의 공 위치는 클럽헤드 페이스가 우리 몸 배꼽과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그럼 샤트프는 약간의 오프셋(샤프트보다 클럽 페이스가 오른쪽에 위치)으로 인해 배꼽보다 엄지손톱만큼 약간 왼쪽을 향하게 된다. 이 중간 탄도 공을 기준으로 가상의 시계를 그린다. 중간 탄도의 공 위치가 시계 시침의 중앙에 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5시 방향으로 클럽헤드 한 개 위치에 공을 놓으면 낮은 탄도의 러닝 어프로치가 된다. 공이 가까워진 만큼 상체를 좀 더 세우고 손목을 세워야 한다. 중간 탄도를 기준으로 11시 방향으로 클럽헤드 한 개 위치에 공을 놓으면 띄우는 어프로치가 된다. 공이 멀어진 만큼 상체를 숙이고 손목을 낮춰야 한다. 공 위치의 차이는 클럽 헤드 한 개 정도가 적당하다. 공 위치의 차이가 작으면 탄도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과도하면 샷 실수가 나오게 된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 골프장에는 그린이 높이 솟아 있는 포대 그린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유용한 어프로치샷이 범프 앤드 런(bump and run)이다. 범프 앤드 런은 그린 앞 언덕에 공을 떨어뜨려 속도를 줄인 뒤 굴러가게 해 홀 주변에서 멈추는 어프로치샷이다. 


범프 앤드 런을 잘하기 위해선 세 가지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우선 헤드 스피드로 거리를 컨트롤해야 한다. 스윙 크기로 거리를 조절하면 큰 스윙에는 손목 코킹이 생겨 공에 백스핀이 많이 걸릴 수 있다. 큰 스윙은 피하고 짧고 강한 스윙을 구사해야 확률이 높다. 두 번째 법칙은 공의 탄도 조절이다. 주말골퍼의 가장 흔한 실수는 언덕을 맞추지 못하고 공이 그린 뒤로 넘어가는 경우다. 공의 탄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핸드 퍼스트를 하고 공은 확실히 오른발 쪽으로 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을 떨어뜨릴 언덕을 삼등분해서 공략한다. 그린에서 먼, 낮은 언덕을 맞출 때는 그만큼 더 낮은 탄도와 공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칭웨지나 9번 아이언으로 샷을 한다. 중간 언덕은 갭 웨지(대개 52도)를 사용하고, 그린에 가까운 언덕 높은 쪽을 맞추려면 샌드웨지로 샷을 하는 게 확률이 높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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