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루나엑스 골프장의 독특한 실험, 완전 노 캐디에 샤워도 유료 선택제
세계골프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의 R&A(로열 앤드 에이션트 골프클럽)가 1858년 ‘한 라운드는 18홀을 의미하고 별다른 예외조항이 없을 경우 이를 따른다’며 한 라운드 18홀 원칙을 정했다. 이후 18홀은 골프에서 가장 상징적인 숫자가 됐다. 코스 설계는 클럽 하우스를 중심으로 나가면서 도는 9홀 아웃코스와 다시 클럽하우스로 돌아가면서 경기하는 9홀 인코스로 18홀을 구성하는 게 정석이 됐다. 한국에서 이런 틀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골프장이 나왔다.
지난 15일 개장한 루나엑스 골프장(경북 경주시 천북면)은 6홀 4개 코스 24홀로 운영한다. 중앙에 클럽하우스가 있고 사방으로 6홀 코스 4개를 배치한 디자인이다. 2018년부터 4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장했다.
골퍼들 상황에 따라 6홀, 12홀, 18홀, 24홀 등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할 수 있게 했다. 골프 레전드 잭 니클라우스는 “현대인의 바쁜 생활리듬을 고려하면 18홀 골프는 너무 길다. 12홀 라운드가 적당하다”고 설파한 바 있다.
루나엑스 골프장을 운영하는 블루원리조트의 윤재연 대표는 “골프의 문턱을 낮춰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MZ세대와 체력을 안배하여 여유 있게 골프를 즐기려는 시니어 세대를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루나엑스는 한국 골프장의 오랜 운영 틀도 바꾸고 있다.
완전 ‘노 캐디’ 시스템이다. 카트는 전 코스를 자동으로 주행하고, 코스정보가 내장된 노트북을 지급한다. 골프장 입장 때 격식을 갖춘 복장이 아니라 골프 복장으로 오는 걸 추천한다.
클럽하우스 1, 2층 라운지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로커(개인물품 보관함)이 있다. 유로로 1인실 샤워장과 대형 로커를 선택할 수 있다.
루나엑스 골프장은 그린피와 카트비를 합해서 주중 6홀 기준 5만원~8만원이다. 18홀 기준으로는 주중 12만5000원~17만5000원, 주말 16만원~21만원으로 구성했다. 시간 선호도에 따라 요금이 다양하다. 라운드 전 선결제 방식으로 운영한다.
루나엑스 골프장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비용과 시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고객층의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식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루나엑스 골프장에는 실제 코스에서 연습하듯 국내 최장인 340m 길이의 천연 잔디 연습장도 있다.
3개 층 57개 타석을 갖춘 플레이엑스 연습장과 야외 스크린 골프 시설, 타구측정시스템 등 최첨단 시설도 있다. 블루원리조트의 윤재연 대표는 “루나엑스의 키워드는 다양성과 즐거움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서 각자 즐거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티잉 구역도 주니어까지 5개 중 선택해서 경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천 년 고도 경주에 세계에 없던 신개념 골프장 실험이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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